5월, '가정의 달'이다.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가정의 의미를 되새겨 볼 때다. 하지만 행복의 표상이 돼야 할 가정에서 부모의 자녀학대가 일상화되고 있는 현실이 충격적이다. 보건복지가족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07 전국 아동학대 현황 보고서'는 우리네 가정의 심각한 병증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9천478건으로 전년보다 6.5% 늘었고, 아동학대로 최종 판정돼 정부와 아동전문보호기관의 보호를 받은 건수는 5천581건으로 7.3% 증가했다. 놀라운 것은 아동학대의 80%가 가정에서 일어나며, 가해자의 81%가 부모라는 사실이다.
선진국에 비해 가정폭력 신고율이 매우 낮은 현실에서 이 정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훨씬 많은 수의 아동들이 부모의 구타와 정서적'성적 학대, 방임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학대 정도가 갈수록 심해져 거의 매일 당하는 경우가 51%, 2~3일에 한번이 11%에 달한다는 사실도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이 작년에만 7명이나 됐을 정도다.
무엇보다 자녀를 소유물로 여기는 부모들의 잘못된 인식이 문제다. 이웃의 자녀학대를 '남의 가정사'로만 치부해 버리는 우리사회의 그릇된 타성 또한 공범 노릇을 하고 있다.
어린이는 가정과 사회의 '미래'다. 사랑받고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다. 아동이 온갖 학대에 고통당하는 현실을 더 이상 좌시해선 안 된다. 솜방망이에 그칠 뿐인 가정폭력방지법을 재정비해서라도 보다 강력한 제재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자녀 양육에 대한 부모 교육을 제도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사랑으로 훈육할 수 있는 부모라야 자녀를 키울 자격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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