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쇠고기 수입 논란' 민심이 심상찮다

미친 소 탄핵집회 광우병증상….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오르고 있는 인기검색어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앞두고 광우병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네티즌의 광풍이 '사이버 민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성난 네티즌들은 분에 차지 않는 듯 '온라인'에서 뛰쳐나와 집회 등으로 힘을 결집시키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공격 대상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맞춰져 있다.

한 방송프로그램이 지난달 29일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방송을 내보낸 것이 들끓는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이 대통령의 미니홈페이지는 30일 네티즌들의 집단 공세로 아예 폐쇄됐다. 수만개의 비난 글을 견디지 못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이 문을 닫아버렸다.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는 듯 성난 네티즌들은 온라인 상에서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으로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6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발의된 '이명박 대통령 탄핵요구 서명운동'에 참가한 네티즌은 2일 오전 9시 현재 47만6천명을 넘어섰다.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협상안을 받아들인 후 서명운동 참가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진보논객인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1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청와대를 향해) 광우병에 걸린 소 두뇌 같다. 이 대통령의 철학 자체가 '삽질철학'이고 '날림철학'이어서 그렇다"고 독설을 퍼부은 것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게다가 주말 서울에서는 촛불집회까지 줄줄이 예고돼 있다. 회원 5만여명을 보유한 인터넷 카페 '안티 이명박' 회원들은 2일 서울 청계천에서 '미친 소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를 연다. '광우병국민감시단'도 종로 보신각 앞에서 협상안 무효화와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시민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탤런트 등 유명인사들도 공개리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 예전 몇몇 반대론자가 댓글 등으로 여론을 주도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 초기의 '영어몰빵(영어 몰입식 교육 추진)' '강부자(내각)' 논란도 이 정도 수준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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