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동 성폭력 피해의 A~Z

대구의 여 초등생 집단 성폭행 피해를 계기로 아동 성폭행 범죄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동 성학대 대부분은 피해아동의 죄책감, 수치, 무지 등으로 잘 노출되지 않고 있으며 '피해사실을 알리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식의 협박에 시달려 가족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아동 성학대가 발생한 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청소년기나 성인기까지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평생 고통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사실을 먼저 알아야=상담·치료 전문가들은 먼저 부모가 자녀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먼저 알아채는 일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동 성폭력을 의심할 수 있는 신체적 증상으로는 성기 주변의 멍이나 통증, 정서적으로는 수면 장애나 신경질, 가해자에 대한 공포심 등의 불안증세가 두드러진다. 대구의 한 아동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성폭력 피해사실이 의심되는 아이에게 미술치료를 해보면 자신은 유독 작게 그려 자존감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어른에 의해 성적으로 자극된 아동은 흥분이나 자신감의 상실, 우울증, 어른 등에 대한 불신감 등을 느끼게 되고 외적인 공격에 대해 매우 민감해져 공격적 충동을 잘 조절하지 못하거나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공격을 참아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성적 학대를 당한 아동은 놀이를 통해 좋지 못한 경험을 노출하거나 자신이 당했던 성적 행동을 친구들과 함께 하기도 한다. 한 성폭력 피해 아동 상담 전문가는 "아이를 다그칠 것이 아니라 인형을 쥐어주면서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얘기하게 하면 속내를 털어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적절한 치료가 가장 중요=성학대를 경험한 아동의 사후치료에서는 가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자녀에 대한 가족의 지지가 필요하며, 아이한테 무엇이 일어났는가를 가족이 알고 받아들여야 한다. 아이가 성폭력 등에 노출됐을 때에는 가족이 치료에 함께 참여해야 하며, 정신과적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포괄적인 정신과적 평가가 필요하다.

이때문에 아동 성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성관련 교육이 필수적이다. 3~5세가 되면 자기 몸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타인이 몸을 만지려고 할 때 "싫어요"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5~8세 아이에게는 집 밖의 안전을 가르치고 은밀한 부위를 만지는 행위와 일반적인 만짐을 구별시켜야 한다. 8~12세 아이에게는 오락실, 탈의실 등과 성적인 행동에서 지켜야 할 규칙 등을 가르쳐야 한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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