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PDP 등 평판 TV 기세에 눌려 국내에선 한물간 제품으로 인식되던 브라운관 TV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미공단에 있는 금성 흑백TV 모태 공장인 LG필립스디스플레이(이하 LPD) 구미사업장은 지난해 800만대를 판매했던 슬림 브라운관 TV의 올해 판매 목표치를 지난해의 2배인 1천600만대로 잡았다.
국내 유일의 브라운관 TV 생산공장이기도 한 LPD 구미사업장에 따르면 베이징 올림픽 특수에다 브릭스 시장을 비롯한 아프리카, 동남아 등 후진국 신흥시장에서 브라운관 TV가 큰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
LPD가 양산하는 브라운관 TV가 가격대는 30만원대(29인치)로 LCD, PDP 등 평판 TV 가격대(100만원대)에 비해 월등히 싸고, 화질은 평판 TV보다 더 나으며, 브라운관의 맹점이던 뚱뚱한 몸집을 확 줄인 홀쭉한 제품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LPD는 2005년 세계 최초로 슬림형 TV를 개발한데 이어 종전 두께 43cm이던 일반 브라운관의 두께를 35cm(슈퍼 슬림형), 29cm(울트라슬림) 등으로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
이런 덕분에 인도에선 브라운관 TV 판매량이 2006년 1천200만대에서 2007년 1천340만대로, 인도네시아 360만대에서 380만대, 베트남 170만대에서 210만대로 증가했다. 남미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지역에서도 1천만대 이상의 브라운관 TV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LPD 구미사업장의 이종원 차장은 "국내에서 브라운관 TV 수요가 급감, 생산공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아 LPD 구미사업장이 국내 유일의 브라운관 TV 생산공장으로 남았다"면서 "여러 어려움 속에 슬림화 등 기술력을 꾸준히 보강한 덕분에 현재는 연간 생산량 2천만대 중 9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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