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긍정적이고 성실하면서도 업무에는 원칙을 지켜 부하 직원들로부터 존경받는 과장님을 우린 잃었습니다."
1일 밤 장지현(56) 김천시 환경관리과장의 빈소가 마련된 김천의료원 장례식장은 시청 직원들의 오열과 눈물 행렬이 이어졌다. 장 과장은 지난 3월 1일 발생한 김천 코오롱유화공장 화재 수습대책을 논의하고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30분쯤 귀가한 뒤 집 세면장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1일 0시45분쯤 심장마비로 숨졌다.
환경관리과 직원들은 "우리 과로 부임한 지 두달 만에 장 과장은 코오롱유화공장 화재로 사고수습과 후속대책 등으로 지금까지 계속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 코오롱유화 관계자들과 불이 난 후 처음으로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고생했다'고 서로 위로하며 수습대책과 업무협조를 다짐했는데…."라며 통곡했다.
장 과장은 코오롱유화공장 화재가 난 3월 1일 새벽 토요 휴무일이었으나 오전 5시 40분쯤 일어나 TV뉴스를 통해 불이 난 소식을 접하고 공장으로 달려갔다. 화재 진화과정에서 소화천으로 유입되는 페놀을 막기 위해 인력과 장비를 긴급 동원해 방제둑 설치로 낙동강으로 대량 유입되는 사태를 막은 것. 당시 소방서 등 관계 기관들의 '늑장 대처'에 감사를 벌였던 감사반들은 일부 페놀이 낙동강으로 유입됐지만 장 과장의 신속한 방제둑 설치로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 영남권 전체로 번지는 수돗물 대란을 막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후에도 장 과장은 휴일 반납과 야간 근무를 되풀이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유족은 86세 동갑인 부모와 김천시 도시행정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는 아내 이은숙(49)씨, 아들 내홍(20) 우홍(19)씨가 있다. 발인은 3일 오전 8시, 장지는 김천 대덕면 덕산시 선영. 김천의료원 054)432-8901~4.
김천·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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