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곡물값 상승, 수입산이 견인

쌀 13% 콩 42%, 땅콩 75%, 참깨 33%…

오렌지, 바나나, 포도 등 수입과일도 최근 오름세가 가파르다. 대구 칠성시장의
오렌지, 바나나, 포도 등 수입과일도 최근 오름세가 가파르다. 대구 칠성시장의 '대구상회' 주인 권순삼씨는 "계절적 요인과 나들이객의 수요 증가로 수입과일이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곡물가격 폭등으로 지구촌 곳곳에 식량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쌀, 콩, 참깨,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껑충 뛰었다. 수입산 가격이 오르면서 국산 가격을 유도해 연쇄 상승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대구 번개시장에서 거래된 중국산 쌀은 20㎏ 한 포대에 3만4천원으로 작년 3만원보다 4천원(13%) 올랐다. 현재 중국산 쌀 1등급은 출하가 중단된 상태로 3등급이 판매되고 있다. 미국산 쌀 칼로스 20㎏ 짜리는 3만4천원으로 작년과 비슷한 가격 수준이지만 품질이 떨어진다고 한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식량관리팀 김동목 차장은 "현재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는 수입산 쌀은 작년에 도입됐기 때문에 국제곡물가격 상승분만큼 오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시장에서 거래된 국산 쌀 가격은 20㎏ 한 포대에 품질에 따라 4만~4만4천원으로 지난해 3만8천~4만원보다 평균 10%정도 상승했다.

쌀 이외 곡물 가운데 콩, 팥, 땅콩, 참깨, 들깨, 기장 등 잡곡 상승폭이 가파르다.

수입산 백태는 1.4㎏ 5천원으로 작년 3천500원보다 1천500원(42%) 올랐다. 국산 백태 역시 1.4kg에 8천원으로 지난해보다 100% 상승했다.

팥도 국산 1.6㎏이 1만3천원으로 지난해 7천원보다 6천원(85%)이나 인상됐다. 수입산은 4천500원으로 작년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언제 상승 추세로 돌아설지 모른다.

수입산 땅콩은 1.5kg에 7천원으로 지난해 4천원보다 3천원(75%)이나 올랐다. 국산은 1만1천원으로 지난해 가격과 변동이 없는 편이다.

참기름을 짜기 위해 주부들이 많이 구입하는 참깨 역시 수입산이 1.2㎏에 8천원으로 지난해 6천원보다 2천원(33%)이 인상됐다. 국산은 2만4천원으로 2천원(9%)정도 상승했다.

수입산 기장의 경우 도입 단가가 50% 정도 올랐지만 시장에선 지난해와 비슷하게 1.6㎏ 2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국산기장은 1만2천원으로 작년 1만원보다 2천원(20%) 인상됐다.

이처럼 곡물값이 상승하자 소비자들은 구입량을 줄이고 있으며 그나마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수입산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서 번개시장을 찾은 주부 김모씨는 "작년까지 참기름용으로 국산 참깨를 4.2㎏ 정도 구입했으나 올들어 가격이 너무 올라 수입산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번개시장에서 곡물 50여가지를 판매하는 '우리농산' 주인 이상조·박영이 부부는 "모든 곡물값이 거의 다 오르는 경우는 처음이다. 가격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모두 반영할 수 없어 상인들도 힘들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바나나, 오렌지, 포도 등 수입과일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구 칠성시장 '대구상회'에서 거래되고 있는 바나나는 13㎏ 한 상자에 2만원으로 올해 초 1만2천원보다 8천원이나 올랐다. 오렌지는 18㎏ 한 상자에 3만4천원에서 4만5천~5만원으로 인상됐다. 포도는 8㎏ 한 상자에 2만원에서 2만8천~3만5천원으로 올랐다.

글·사진민병곤기자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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