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더워지는데 일정은 빡빡하고….' 3일부터 프로야구 8개 구단 모두 '지옥의 9연전'이 시작된다. 어린이날(5일) 경기를 하기 위해 2일 경기를 쉰 탓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3일 오후 5시 대구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3연전을 가진 뒤 광주 원정을 떠나 KIA 타이거즈와 세차례 경기를 벌이고 다시 대구로 돌아와 SK 와이번스를 상대한다.
이번 9연전은 5월 성적 뿐 아니라 시즌 전체 판도를 좌우할 수도 있다. 여느 때 같으면 8월 무더위에 반전을 노려볼 수 있지만 올 시즌에는 베이징올림픽 때문에 3주간 쉬기 때문에 5월 성적이 더욱 중요하다. 타자보다 체력 소모가 심한 투수진의 활약에 따라 9연전 희비가 엇갈릴 공산이 크다. 특히 불펜의 두터움이 중요한 변수.
9연전 동안 삼성의 대진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앞세워 초반 부진을 딛고 3위를 달리는 한화(15승14패)와 경기를 치르고 선두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SK(21승6패)와도 맞서야 한다. 다만 최하위 KIA를 중간에 만나 숨을 고를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다행스런 부분이다.
덕 클락(타율 0.321 9홈런)-김태균(0.262 7홈런)-이범호(0.280 6홈런)-김태완(0.311 7홈런)으로 이어지는 한화의 홈런포는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지만 마운드(평균자책점 4.37로 6위)는 기대에 못 미친다. 3일 선발은 최근 호투하고 있는 양훈(3승1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발표돼 부담스럽지만 이후는 정민철, 유원상 등의 등판이 예상돼 공략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전망.
버스로 광주까지 이동한다는 점이 힘들지만 투·타에서 난조인 KIA를 9연전 중간에 만난다는 것은 행운이다. 투수 호세 리마와 내야수 윌슨 발데스에다 최희섭(타율 0.208)까지 부진한 상황에서 팀 타선의 핵 장성호(0.358)마저 늑골 부상으로 약 2주간 못 나온다. KIA는 이미 20패를 당해 5월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 사실상 시즌을 접어야 할 위기에 몰린다.
선동열 감독은 9연전을 대비, 25명 엔트리 가운데 투수 12명을 넣어 마운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일정은 만만치 않지만 삼성의 강점인 '불펜의 두터움'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호기이기도 하다. 마무리 오승환을 필두로 권혁, 안지만, 권오원, 차우찬 등에다 1, 2군을 오르내리는 조현근, 신인 최원제 등에 이르기까지 불펜은 양과 질에서 모두 최고라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다만 선발 투수진과 타선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문제. 선 감독은 3일 이상목을 선발 예고했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정현욱도 선발 투입할 예정이다. 2군에 머물다 최근 1군에 등록한 조진호도 임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전반적인 타선 침체에도 박한이, 제이콥 크루즈, 박석민, 최형우, 진갑용이 분전하고 있는데 양준혁(타율 0.202)의 부활이 절실하다.
투·타에서 안정감을 보이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SK와 맞서기 전에 삼성이 한화와 KIA를 상대로 얼마나 승수를 쌓을 수 있을지가 9연전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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