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금호강 범람원
원효, 설총, 일연선사 등 3성현의 탄생지로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경산은 금호강 유역의 비옥한 토지와 풍부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교육도시이자, 전원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경산은 대구분지의 남동부에 위치해 북부에는 팔공산 줄기가 이어져 있고, 남부에는 1천m 전후의 성현산지가 가로막고 있다. 또 중앙부의 낮은 구릉지가 발달한 평야 지역에 금호강이 가로질러 흐르고 있다. 여기에 청도군과의 경계인 용각산에서 발원한 남천이 북류하며 경산시가지를 적시고, 용성면 매남 구룡산에서 발원한 오목천이 북류해 압량들을 적시면서 금호강과 합류한다. 북쪽에서는 청통천이 하양 부근에서 금호강과 만난다.
금호강은 경북 포항시 죽장면의 가사령(500m)에서 발원해 영천시와 경산시, 대구시를 거쳐 화원읍 구라리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강으로 전체 길이는 117.5㎞이고, 유역면적은 2천53㎢로 상류에는 영천댐이 건설돼 있고 중류인 경산과 영천 지역에는 경북 제일의 평야지대인 금호평야가 펼쳐져 있다. '琴湖(금호)'라는 말은 강변의 갈대 스치는 소리가 마치 비파를 연주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금호강 유역의 평야는 강물이 넘치면서 만들어진 땅으로 모래 참흙으로 된 자연제방에는 과거 사과밭이 대부분이었지만, 도시화 진행과 더불어 포도밭과 대추밭으로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자연제방보다 낮은 습지대는 열대지방이 원산지인 연을 집약적으로 재배해 전국 최대의 연근재배단지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금호강 남쪽의 범람원에 각종 묘목을 재배하면서 하양읍 환상리 일대는 종묘산업특구로 지정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경산은 교육 및 산업도시로 포도와 대추, 시설채소, 종묘산업 등 농특산물 단지를 갖추며 자족적인 전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금호강 범람원의 체험학습은 4번 국도를 이용한 코스를 추천한다. 먼저 대구 동구 반야월 안심에서 배후습지의 토지이용을 관찰한 뒤 하양 방면으로 이동하다가 물띠미 고개에서 금호강 범람원의 자연제방과 배후습지의 토지이용 경관을 살펴본다. 그리고 경동전문대학 앞에서 금호강 잠수교를 건너 환상리로 이동해 경산종묘특구의 지형적 특징과 묘목의 종류 등에 대해 주민과 면담하며 종묘사업의 현황을 체험한다. 그런 뒤, 각 대학을 방문해 높은 건물에 올라 금호강의 유역의 범람원을 조망하면서 하천 지형을 인간이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토론하면서 학습하면 좋을 것 같다.
최희만(영남삶터탐구연구회·오성고 교사)
참고자료:삶터탐구활동 길잡이(대구남부교육청)
◆금호강 범람원에 대한 Q & A
▷금호강 범람원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범람원은 하천의 퇴적 작용으로 이루어진 저평한 지형이다. 홍수 때 강을 넘쳐흐르는 물은 흐르는 속도가 갑자기 줄어들어 운반하던 물질을 퇴적하게 된다. 이때 모래나 실트와 같이 비교적 입자가 굵은 물질은 하천 양안에 쌓여 주위보다 약간 높은 둑을 만드는데, 자연의 강물이 만든 것이라고 자연제방이라 한다. 또한 입자가 작은 점토는 제방 너머의 낮은 지대로 멀리까지 운반되어 쌓이는데, 물빠짐이 잘 안 되기 때문에 배후 습지라 한다.
▷금호강의 하천습지는 어떤 기능을 할까?
금호강의 하천습지는 '자연의 콩팥'이라고 불릴 만큼 오염물질을 깨끗이 하는 자정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조류·어류·포유류·양서류 등 각종 야생동물 및 다양한 식물의 서식처로서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또 홍수 조절과 지하수의 저장 및 공급과 같은 수자원 관리 기능을 가지고 있고 우수한 경관을 제공해 자연교육과 생태관광, 레크리에이션, 각종 연구활동을 위한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범람원은 인간 생활에 어떻게 이용될까?
금호강 유역의 하양 일대는 넓은 배후습지와 자연제방이 발달돼 있다. 배후습지 지역은 주로 논으로 이용되지만, 배후 습지에 비해 고도가 높은 사질의 자연제방 지역은 밭과 과수원, 취락으로 이용된다. 특히 경산 하양과 영천 금호 일대의 충적 저지는 논으로 이용되다가 최근에는 대부분 포도와 대추 등의 과수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주변에 이런 곳도 있어요!
▷자인 계정숲
경산 자인의 계정숲은 평지의 구릉지에 형성된 숲이다. 대개 평지에 조성된 숲은 방풍이나 치수를 목적으로 조성된 인공숲인데, 계정숲은 천연림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이 숲에는 굴참나무, 이팝나무, 말채나무, 참느릅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특히 이팝나무가 만개하면 흰구름같은 꽃이 장관을 이룬다. 이 숲은 경산시민들에게 좋은 휴식처일 뿐만 아니라 역사의 장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매년 5월 단오가 되면 한장군놀이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한장군의 전설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쳐들어와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자 한 장군이 여장을 하고 누이동생과 함께 버들못에서 춤을 추며 왜군을 유인한 후 부하들과 함께 전멸시켰다는 이야기다. 이때 한 장군이 추었던 춤이 '여원무'로 한장군놀이 때면 이 춤을 춘다고 한다. 경산시에서는 1982년 이 일대를 천연보호림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으며 1997년 12월 1일 도지정기념물 제123호로 지정했다.
▷하양 스트로마톨라이트
경산 하양의 대구가톨릭대학교에는 일명 '산소바위침대'로 불리는 특이한 암석이 있다.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는 원시 미생물인 시아노박테이라(남조류)의 생명 활동을 발견할 수 있는 줄무늬 석회암으로 산소 기원의 암석으로 매우 중요하다. 원시 지구의 단세포 생물인 남조류(藍藻類)는 수심 2, 3m의 얕은 바다에서 광합성 작용으로 산소를 만들면서 스스로 유기물층과 무기물층을 생성시킨다. 이 유기물층과 무기물층이 교대로 퇴적돼 나이테 모양의 줄무늬 암석을 만들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스트로마톨라이트이다. 한반도에서는 서해상의 소청도, 강원도 태백시 부근, 경북 경산(은호리, 시도기념물 제136호) 등지에 분포하고 있는데,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발견된 것은 중생대 백악기의 호수에서 형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National Trust)는 이 바위를 2006년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임당동 고분군(사적 제300호)
임당동 고분군은 삼한시대의 고분군으로 경산 지역에서 발굴된 것으로는 규모가 가장 크다. 조영동(사적 제331호)과 부적리 일대에 분포하는 고분군과 함께 이들 고분들이 위치하는 지형은 금호강 남쪽에서 남천과 오목천 사이의 들판 중앙에 동서로 뻗은 구릉지대다. 동·북·서쪽으로는 금호강 연안까지 넓은 들판이고, 남쪽은 구릉이 연결돼 마을(임당동·조영동·부적리)과 영남대학교가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대규모의 고분군이 형성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라, 과거에 이곳이 정치·경제적으로 중심을 이루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지역이 삼국사기에 기록된 압독국(압량국)의 중심지로 추정되고 있다.
▷삽살개(천연기념물 제368호)
삽살개는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토종개로 신라시대에는 김유신 장군이 삽살개를 군견으로 싸움터에 데리고 다녔다는 구전도 있다. 긴 털과 해학적인 모습이 돋보이는 삽살개는 우리나라 남동부 지역에 널리 서식하던 토종개다. 귀신이나 액운을 쫓는 개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삽(쫓는다, 들어내다)과 살(귀신, 액운), 개라는 용어 자체도 순수한 우리말로 우리 가사나 민담, 그림 속에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해방 전후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한때 멸종 위기까지 이르렀으나, 1960년대 말 이후 보존되기 시작해 최근엔 혈통 고정을 위해 하양읍 대조리에서 집단 사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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