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상공고 학교기업 '일용ENG'

"돈 벌고 경험 쌓고 꿩먹고 알먹죠"

경상공고 일용ENG 학생들이 지도 교사와 함께 측량 실무를 익히고 있다.
경상공고 일용ENG 학생들이 지도 교사와 함께 측량 실무를 익히고 있다.

학교에서도 교사와 학생들이 창업을 해서 돈을 버는 곳이 있다, 없다?

정답은 '있다'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학교기업 사업이 그렇다. 학교기업은 특정 학과 또는 교육과정과 연계해 학교가 직접 물품을 제조·판매·수선·가공하거나 용역을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고 현장실습을 충실히 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

교과부는 지난 17일 제3기 학교기업 지원사업 선정학교 66개교(기존 36개교 포함)를 발표했다. 신규학교 2억5천만~4억5천만원, 기존학교(대학 11개교, 전문대 14개교, 전문계고 11개교) 5천만~1억5천만원 등 총 150억원을 지원한다.

경상공고(교장 김익원)의 학교기업 '일용ENG'가 이번에 학교기업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운영비도 3억5천만원을 받는다. 이 학교는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아 대구경북 전문계고 가운데 유일하게 신규로 지정됐다.

일용ENG는 토목정보과에서 만든 학교기업. 업종은 토목설계와 측량업이다. 2006년 10월 사업자등록을 한 이후 3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려 수익금의 일부(300만원)를 참여 학생의 장학금으로 주기도 했다. 그동안 사업 수주 건수는 8건. 대부분 도로나 아파트 경계를 측량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교사와 학생들이 GPS 등 첨단 측량 장비를 들고 현장에 가서 측량을 하고 학교 작업장에 와서는 측량한 것을 도면으로 만드는 작업이 대부분이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마치 전문적인 기사들처럼 현장에서 활용했다. 3학년 양현민군은 "2학년 때부터 일용ENG에서 일하면서 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됐다"며 "이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은 욕심이 생겨 내친김에 자격증 시험에 도전해 측량기능사, 전산응용토목제도기능사 등 자격증 2개를 받았다"고 말했다.

사업에 참여하는 학생은 10여명. 이들은 다른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받은 뒤 방과 후 시간이나 '놀토'를 이용해 일을 하면서 현장기술을 익히고 있다.

윤찬호 교사(토목정보부장)는 "학교기업은 창업을 통해 수익을 낸다는 목표보다는 학생들이 내실 있는 현장실습과 전문기술자로서 꿈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자는 뜻에서 도입된 제도이다"며 "학생들도 취업하면 바로 현장에 잘 적응할 수 있어서 기업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일용ENG는 학교기업 선정으로 '회사를 키울' 계획이다. 토목, 설계, 측량 분야의 5년 이상 경력 기사 3명과 3학년 학생 몇 명을 보조직원으로 채용키로 했다. 사업에 본격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올해 매출 목표도 8천여만원으로 잡았다. 전문건설업 면허를 받아서 소규모 관급공사도 수주할 계획이다.

조창대 교사(산업협력부장)는 "운영비 지원으로 사업 확대가 가능해졌는데,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수익 창출은 물론 학생들의 현장실습장을 많이 확보할 수 있어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학교기업 지원사업 성과

학교기업 지원사업은 첫해인 2004년 1천673명, 2006년 6천246명의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하고 각각 115명, 309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매출액도 2004년 23억원에서 2006년 167억원으로 증가하면서 학생 장학금, 교직원 포상금 및 교육·연구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학교기업을 통해 현장 실습생 8천명, 채용인력 400명, 매출액 200억원, 기술이전 300건, 산업재산권 100건 등의 파급효과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학교기업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는 곳은 거제공고의 '거공테크'. 4년 연속 지원학교로 선정된 거공테크는 배전반과 전기자동제어반 제조 사업을 운영해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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