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레카! 유레카…] 사람이 늙지 않는다면

버스나 지하철의 경로석이 없어지고 아이를 적게 낳아도 일손이 부족하지 않겠다. 얼굴 주름살로 노인이나 청년을 구분할 수 없어 자신의 나이를 적은 표찰을 달고 다녀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또 식량과 자원부족이 심해져 부자와 가난한 나라의 격차는 더 심해지지 않을까. 만일 사람이 늙지 않는다면 말이다. 박세훈(경대사대부초 4학년)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이 80세를 넘보며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하는 건강수명은 이보다 10년 이상 낮은 65세다. 건강수명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산 기간으로 이는 노화의 진행 속도와 관련이 있다.

사람은 언제부터 늙는 것일까. 늙는다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신체기능이 점차 약해져 질병에 잘 걸리고 결국 죽게 되는 과정을 일컫는다. 노화는 나이가 들어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세포가 죽고, 늙는 것은 태어나기 이전의 태아에게서도 이미 일어나고 있다.

노화는 또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태어나 자라고, 늙어 병들어 죽는 것은 모든 생명체에 해당되는 자연섭리다. 인간의 노화를 설명하는 데는 '오류설'과 '예정설' 등 다양한 학설이 적용된다.

오류설은 쇠파이프가 시간이 흐르면서 녹이 슬듯 활성산소 같은 유해자극이 생체에 쌓여 해를 끼친다는 '유해산소설'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노폐물이나 스트레스가 쌓여 생체기구를 손상하거나 DNA변화로 노화를 초래한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에 예정설은 노화가 유전자에 의해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원래 사람의 세포는 태어날 때부터 일정 수명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세포 안에 나름대로의 모래시계를 가지고 세포분열의 횟수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장수 집안에서 태어나야 오래 산다는 주장은 이런 가설을 내세운다.

최근 들어 생명과학의 발달로 생명연장을 위한 다양한 실험들이 펼쳐지고 있다. 예컨대 과학자들은 유전자의 이상으로 빨리 늙는 워너증후군 같은 조로증이 있다면, 반대로 유전자 조작에 의해 노화를 억제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노화가 유전자보다 환경이나 사회, 생태적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주장도 속속 나오고 있다. 사람의 유전자는 모두 비슷하지만 사람마다 다르게 늙는다. 더구나 똑 같은 유전자 세포로 구성된 같은 사람의 장기도 늙는 속도에 차이가 난다. 이런 점에서 진시황의 불로초는 아니더라도 노화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노화는 1천개 이상의 유전자가 관여하는 복잡한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이 중에는 속을 썩이면 늙는 유전자도 있지 않을까. 어머니·아버지께 기쁨을 드린다면 즐거움 못지않게 노화를 늦추는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중부센터 원장) weiz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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