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권의 책] 과학으로 여는 세계 불가사의

세계 불가사의 가운데 첫번째로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이집트의 '피라미드'다. 특히 '파라오의 저주'라고 명명된 기이한 현상은 아직까지 우리네 기억 속에 신비감과 함께 두려움으로 박혀 있다.

과학자이자 고대문명 탐사가인 이종호씨가 쓴 '과학으로 여는 세계 불가사의'는 이 파라오의 저주부터 까발린다. '파라오의 저주'란 전설은 파라오 관에 '왕의 영원한 안식을 방해하는 자에게 벌이 내릴 것이다'라는 저주의 글에서 기인한다. 단순히 이 글이 경고에서 그치지 않고 발굴과 관련된 사람들이 의문의 죽음을 잇따라 당하면서 '파라오의 저주'로 비약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피라미드 발굴자였던 영국인 카터와 카르나본 경, 그리고 발굴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사고나 병으로 사망한 것. 이것이 언론을 타면서 파라오의 저주는 계속 확대 재생산됐다.

하지만 지은이는 여기에 과학적 해석을 들이댄다. 가장 신빙성 있는 주장으로 곰팡이설을 소개한다. 파라오와 함께 묻힌 과일이나 야채 등이 수십 세기를 두고 썩으면서 생긴 곰팡이 때문에 일부 건강이 좋지 않은 발굴자들이 감염되었다는 것. 또 다른 이유로 카르나본 경이 세상을 일찍 떴다는 사실을 언론이 과대 포장한 데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실제 발굴 작업에 관련된 사람 1천500여 명 중 10년 이내에 사망한 사람은 21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칠레 서쪽 남태평양상에 있는 이스터섬의 거석 '모아이'. 보통 키가 3.5~5.5m, 무게만 20t 정도다. 가장 거대한 것은 높이 22m에 무게 150t이나 된다. 이런 석상들이 900여개가 흩어져 있다면 당연히 사람들은 인간의 힘이 아니라는 의구심을 갖게 마련이다. 이 의구심에 불을 지핀 사건이 있었다. 1968년 스위스 출신 다니켄이 주민들과 인터뷰를 통해 모아이들은 모두 외계인들이 만든 것이라고 주장한 것. 그는 그 이유로 원주민들이 사용하는, 돌로 만든 연장으로는 조각할 수 없을 정도로 모아이들의 재질이 단단하고, 거석을 옮기기에 원주민의 숫자나 통나무가 부족했다는 점 등을 내세웠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여러 과학자에 의해 모두 거짓말임이 들통났다. 모아이의 재질은 화산석이고 돌 연장으로 단시간에 조각할 수 있으며 모아이를 옮기거나 세우는 방법도 비교적 간단했다는 사실을 전한다.

이렇듯 이 책은 과학의 잣대로 세계에 흩어진 불가사의들을 파헤친다. 피라미드의 전깃불과 인체 자연연소 현상, 엘도라도, 스톤헨지, 나스카 문양, 공룡, 드라큘라, 외계인, UFO 등 미지의 세계를 과학의 눈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지은이는 머리말에서 "우리가 불가사의라고 부르는 현상들에는 언제나 인간의 흔적이 남아 있다"며 "독자들에게 신비주의와 과학만능주의를 모두 경계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책을 읽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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