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회째를 맞은 '문경 전통 찻사발축제'가 국제축제로의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열리고 있는 축제장은 외국 도예인 참가가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 등으로 확대돼 세계의 다양한 찻사발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자리가 되고 있는 것.
이천·여주와 함께 국내 3대 도자기축제로 자리 잡은 올해 찻사발축제는 일본·중국은 물론 영국·프랑스·말레이시아·네덜란드·라트비아 등 모두 16개국에서 도예인들이 참석해 세계 도예인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세계 도예인 23명의 작품들이 국내 명장들의 작품과 함께 축제장에 나란히 선보이고 있다.
국제도자기 교류전에는 한국의 장작가마로 구워낸 찻사발과 분청사기 등에서 볼 수 있는 은은하고 깊은 느낌을 고스란히 닮은 도자기에서부터 독일의 경질 진정자기(眞正磁器)와 프랑스의 유리와 석고를 주원료로 한 연질자기, 고령토를 사용한 조정자기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의 다양한 도자기를 볼 수 있다.
또 중국의 1천200℃의 고온에서 구운 존형(尊形)·호형(壺形)·두형(豆形) 등의 도자기와 일본의 화려한 문양의 도자기 등이 함께 전시돼 중국과 한국의 도자기 문화가 일본과 유럽국가로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되고 있다.
영국에서 참여한 도예인 비비엔 렉(Vivienne Legg·56)씨는 "이번이 경기 도자페어에 이어 두번째로 참여하는 한국 도자기 축제다. 문경 찻사발은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상층문화의 도자기와 달리 서민들의 애환과 도공들의 한이 스려있는 것 같아 더욱 감동스럽다"고 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문경은 국내에서도 독특한 도자기 문화를 가지고 있다. 분청사기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질그릇의 투박함과 깊은 감동을 전해주는 찻사발은 대표적 국내 도자기 문화라 할 수 있다"며 "올해는 국제도자기 교류전 확대와 해외 도예인 초청을 늘려 국제축제로 자리매김시켰다"고 했다.
한편 축제장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은 가족 관광객들이 줄을 이었으며 도공들이 고운 흙을 구하는 여정을 체험하는 '굉물체험'과 '복찻잔 나눔', '전통도자기 빚기 체험', '망댕이가마 불 지피기' 등 다양한 체험장으로 발디딜틈 없이 붐볐다.
문경·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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