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녹차 아세요?'
울릉군 북면 평리 해발 500m 살강터 마을. 일주도로를 따라 미로 찾기 하듯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울릉도 유일의 9천900㎡(3천평)에 펼쳐진 녹차밭이 나온다.
좋은 차가 있다면 불원천리하고 달려가는 애호가들조차도 물어물어 찾아와보고는 "울릉도에 이렇게 큰 차밭이 있는 줄 몰랐다"며 감탄사를 쏟아내기 일쑤다.
곡우(穀雨)에 시작해 몇차례 차잎을 수확하는 유명산지 녹차와 달리 울릉도 녹차는 1년에 단 한차례, 4월 중순부터 5월 상순 사이 채엽된 첫물차 녹차잎(雨前)만 생산하고 나머지 두물차부터는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녹차수확이 한창인 요즘 재수가 좋으면 이른 아침 동해바다에서 떠오르는 서광에 머리를 감는 차밭과, 막 따온 새순을 무쇠 솥에 넣고 덖어내 키 위에 펼쳐놓고 손으로 비벼 수제차 만드는 장면을 볼 수도 있다.
1988년 녹차밭을 만들어 20년 동안 가꿔온 이심순(52·여)씨는 "차잎의 크기와 맛·향이 절정에 이르는 울릉 입하(立夏)차가 최고"라고 했다.
이씨는 또 내년부터는 차밭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해 차잎 따고 가족들과 함께 녹차를 만드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볼 계획도 세우고 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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