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물주입 신경자극…염증.흉터 없앤다

척추통증의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척추 통증 없애는 비수술적 요법

우리나라 성인이라면 한 번 이상 경험하는 척추통증. 병원에 가자니 번거롭고 겁나고, '괜찮아지겠지, 별거 아니겠지' 하며 그냥 놔두기에도 찜찜해 여간 신경쓰이지 않는다. 척추통증은 주로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일을 하거나 발 문제로 인한 몸의 좌우 균형이 맞지 않을 때 발생한다. 운동 부족이나 지나친 운동, 교통사고, 감염, 종양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수술을 하지 않고 척추통증 질환에서 해방될 순 없을까. 척추통증의 비수술적 요법인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에 대해 알아본다.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이란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가 탄력을 잃어 디스크 내부에 있던 염증 물질이 밖으로 새어나와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은 이처럼 신경 조직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신경 주위의 염증이나 흉터를 제거해 통증을 없애는 수술법이다. 척수를 둘러싼 보호막인 경막과 척추관 사이 공간인 경막외강에 정밀한 특수 도구를 이용, 치료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1990년대 미국 텍사스 의과대학 통증치료센터 가보 라쯔(Gabor Racz) 교수가 개발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치료방법으로, 우리나라에선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척추통증 질환의 경우 보통 내시경 등을 이용한 절제술로 치료하지만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은 수술을 대신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어떤 환자에게 효과적인가

증상 진단을 한 뒤 시술 여부를 결정하지만 일반적으로 목과 허리의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환자와 척추 협착증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척추수술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척추수술 후 통증증후군' 환자의 통증을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고령자나 당뇨병, 고혈압 등 다른 질병으로 수술이 힘든 경우에도 적합하다. 또 약물 및 물리치료, 경막외 치료, 신경차단술을 해도 통증이 계속되는 환자에게도 권할 만하다. 증상이 심해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닌 척추증상 환자들이 수술 전에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시술 부위나 몸에 감염 질환이 있거나 출혈이 많은 환자를 제외하고 별다른 제한이 없다.

◆치료 방법은

방사선 영상장치를 보면서 특수 주삿바늘을 원하는 부위에 넣어 고정한 뒤 눌려 있는 신경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치료한다. 이때 지름 1.1㎜, 길이 30.5~61.0㎝의 특수카테터(신경을 손상하지 않도록 스프링 장치가 내장된 가늘고 긴 튜브)가 이용된다. 치료의 원리는 약물 주입을 통해 디스크 탈출이나 협착증으로 인해 생긴 척추신경 주위에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고, 염증 물질을 차단하는 것이다. 척추수술 후 신경 주변에 생긴 흉터나 상처(경막외유착)를 제거해 신경의 원래 기능을 회복시켜 치료하기도 한다. 절제술의 경우 보통 1, 2개월의 회복기간이 필요하지만 신경성형술은 주삿바늘을 이용한 비수술 요법이어서 시술 당일 바로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 시술을 받을 경우 2일간은 샤워를 해선 안 되고, 목욕도 7~10일 정도 뒤에 하는 게 좋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유한목 서대구병원 원장

※척추질환

▷추간판 탈출증=반복적인 작은 손상이나 사고 등으로 인한 갑작스런 충격,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반복적인 굽힘, 비틀기 등으로 목, 허리 등의 디스크 탄력이 감소해 디스크 내부에 염증 물질이 새어나와 통증을 일으키는 척추 질환.

▷척수 협착증=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나 추간공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 통증이 유발되는 증상.

▷척추수술후 통증증후군=수술 후 수술부위의 섬유화로 신경주위에 생긴 경막외 상처나 흉터 때문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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