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I Love School 동창회를 찾아서…

▲ 지난달 열린 영천 고경중 총동창회 체육대회.
▲ 지난달 열린 영천 고경중 총동창회 체육대회.

5월은 초중고교 동창회가 가장 바쁜 달이기도 하다. 총동창회 체육대회는 물론 동기회 모임과 홈커밍데이 행사가 줄을 잇는다. 대구경북 5월의 'I Love School'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본다.

▨ 경북고 59회 동기회

경북고의 경우 전통적으로 졸업 30주년을 맞는 동기회의 홈커밍데이 행사가 가장 성대하다.

올해는 59회 차례. 경북고 59회 졸업생들은 평준화 첫해 입학생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 동기회 집행부들은 10일 오후 6시 30분 대구인터불고호텔 컨벤션홀에서 열기로 한 홈커밍데이 행사에 적잖은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1년 선배들인 58회 동기회가 지난해 이맘때쯤 화젯거리가 될 정도로 '성대한' 홈커밍데이 행사를 치렀기 때문이다. 타 지역에서 오는 동기들을 위해 인터불고호텔 객실 100여개를 통째로 빌렸으며, 기금만 7억원을 모았다는 '전설' 같은 말이 무성했다.

하지만 59회는 선배들과는 다르게 30주년 행사를 하기로 했다. 모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자는 것이다. 동기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기금 가운데 5천만원을 후배 재학생들의 장학기금과 학교시설물 지원을 위해 내놨다.

이 동기회 관계자는 "4년 후 경맥제 총동창회 체육대회와 재경동창회 체육대회 주관 기수로 59회가 결정되면서 동기들 전원이 최하 30만원씩을 내놓았다"고 했다. 이들은 또 400페이지 분량의 동기회 문집을 제작 중이다. 전문적이고 어려운 얘기보다는 옛날 학창시절의 시시콜콜한 얘기, 30여년 동안 살아온 세상 이야기 등 친구와 가족에게 기념이 될 만한 동기생들의 글을 담을 계획이다.

59회 동기회 제갈경섭(49·치과의사) 회장은 "연락이 되는 동기 540여명에게 초청장을 보냈는데, 현재 400명가량이 모임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평준화 1회라는 꼬리표를 새로운 경고 동창회 문화를 창조하는 분수령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 영천 고경중

"동문들이 학교와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십시일반 장학금을 모았습니다."

지난달 27일 열린 영천 고경중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에 참가한 동문들은 "모교가 급감하는 학생수와 열악한 재정으로 폐교 위기에 놓였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앞다퉈 주머니를 열었다. 한두 명의 동문들이 앞장선 모금운동은 곧 '학교를 살리자'는 명분으로 이어지며 순식간에 수백만원의 기금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고경중학교는 전교생이 32명인 시골학교. 그러나 동문들의 후배와 학교사랑은 큰 학교 못지않다. 올초 선배 동문들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돕기 위해 행사 때마다 각 동문 기수들이 수백만원씩의 장학기금을 내놓는 등 남다른 모교사랑을 선보였다.

이 같은 선배들의 모교사랑으로 올해는 전교생이 장학금을 받는 진기록을 낳기도 했다. 서정구 고경중 16회 동기회장은 "행사때마다 산발적인 출연금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후배들에게 지속적인 장학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 박성기 교장은 "학교와 학생수는 적지만 우리 학교는 하늘과 같은 동문들의 모교사랑이 있다"며 "선배들의 사랑에 힘입어 전국 최고의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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