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마담뚜?'
대구시의 저출산 대책이 논란을 낳고 있다. 낮은 출산율의 원인이 결혼기피에 있다고 판단, 2천850만원의 시비를 들여 공개적인 커플 짝짓기 이벤트를 열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 1일 관공서와 300인 이상 사업장 100여곳에 '솔로탈출 칼라풀 행복만들기'라는 제목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23세부터 38세 사이의 미혼남녀 150쌍을 모 결혼정보업체의 커플매치 프로그램에 참여시킨다는 내용이다. 7월중 두 차례에 걸쳐 호텔에서 1차 만남을 갖고, 성공 커플을 대상으로 2차 영화관람·공개구혼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구시 저출산고령화대책과 이광재 과장은 "대구 가임여성들의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 수)이 1.0명으로 타지역에 비해 유난히 낮다"며 "결혼의사는 있으나 만남의 기회 부족 등으로 짝을 찾지 못한 솔로들에게 미팅을 제공해 적령기 결혼을 유도하기 위한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들은 '참신하다'는 반응과 '황당하다'는 의견으로 엇갈렸다. 서구청의 한 공무원은 "낮은 출산율을 결혼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상도 문제지만 시민 세금으로 시집·장가보내기 운동까지 하는 것은 한편의 개그"라고 코웃음을 쳤다. 결혼 장려에 앞서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지적도 많았다.
또 '기관별 미혼남녀 현황을 제출하고, 참가 신청서는 인사부서를 경유하라'는 공문 내용을 놓고 벌써부터 기관별로 참가자 할당이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남구청의 한 9급 공무원은 "공개적인 만남이 이뤄진다는 사실 자체가 껄끄러운데 할당이 될 경우에는 억지 춘향으로 끌려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일부에서는 "오죽하면 이런 방안을 강구했겠느냐"는 동정론도 나오고 있다. 북구청의 한 공무원은 "이벤트성 행사를 통해 결혼과 출산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통계청이 추산한 2006년 지역별 합계출산율은 서울 0.97명, 부산 0.91명, 대구 1.0명, 인천 1.11명, 광주 1.14명, 대전 1.15명, 울산 1.24명 등의 순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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