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나를 키운 것은 8할이 어머니

어머니!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어머니입니다. 살아갈수록 이것도 너무 부족한 표현으로 느껴집니다. 하루 하루를 우주 안에서 가장 강한 어머니의 사랑으로 오늘도 살아갑니다. 지금은 저도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해가지만 이 하늘 아래 어머니가 건강하게 살아 계시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어린 시절 상이라도 받는 날이면 제일 먼저 집으로 달려가 어머니에게 보여주었던 기억처럼 아직까지도 남들에게는 유치한 자랑거리가 있으면 어머니에게 달려가고 싶습니다. 그러한 사랑 때문에 삐뚤어질 뻔한 청소년기 질곡 속에서도 빠져나올 수 있었지요.

일찍 부모님 곁을 떠나 대구에 와 무절제한 생활을 할 때에도 '왕대 밭에 왕대 난다. 내 아들을 믿는다'며 지켜보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자취방 값이나 고등학교 공납금까지 유흥비로 모두 탕진했을 때 어머니는 힘든 살림살이에도 돈을 마련해 주셨지요. 그런 모습에 이 자식은 더 이상은 어머니와의 믿음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열여덟살에 열여섯 식구의 장손에다 외동아들인 아버지에게 시집와 홀어머니와 시조모, 숙부, 숙모를 비롯해 수많은 식구들을 위해 희생하신 우리 어머니.

많지 않은 살림에 열번이 넘는 제사를 치르고 자식들을 외지로 공부시키며 집안의 생계를 아버지 대신 짊어지셨던 우리 어머니. 아직도 겨울이면 기름을 아끼기 위해 전기장판과 두벌의 내복을 입고 손주들 올 때만 보일러를 활짝 틀어 놓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웃었던 부모님의 일화가 있지요. 20여년 전 부모님이 다방에 들렀다고 합니다. 공교롭게 두분 다 '야구르트'를 시켰다고 합니다. 하지만 계산을 할 때쯤 두 분은 언성을 높였다고 합니다. 이유인즉 평소 멋을 아시는 아버지는 건강을 위해 '야구르트'를 시켰는데 어머니는 가장 저렴할 것 같아 시켰는데 가게에서 100원짜리가 왜 이리 비싸냐고 항의를 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웃음이 나면서도 지독하게 아끼며 살아온 세월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느 세상에서도 당신의 아들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재호(대구 북구 동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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