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1, 2학기 수시모집을 위한 논술고사 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묻는 수험생이 많다. 대부분 재학생들은 수능성적도 제대로 안 나오는데 논술에 따로 시간을 투자하자니 너무 힘이 들고, 안 하고 있자니 불안하다고 말한다. 수능공부를 열심히 하면 논술준비도 잘 하고 있는 것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 그 말뜻을 빨리 알아차리지 못한다. 수능공부와 논술을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제된 논술고사 문제를 분석해 보면 인문계의 경우 제시문의 내용이 종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동서양 고전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고 상당수의 제시문이 사회 교과서에서 발췌되었다. 교과서 밖의 지문도 교과 내용과 관련된 내용이었고, 학생들에게 익숙한 주제였다. 자연계의 경우 수학과 과학탐구 교과 내용을 심화학습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논제가 주류를 이루었다. '공식을 유도하는 과정의 타당성을 논하라' '판정 근거를 논하라' '추정하라' 등의 문제를 제시한 후, 해결 과정과 그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묻는 유형뿐만 아니라, '값을 구하라' '환산하라' 등과 같이 풀이와 답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본고사에 가까운 유형도 출제되었다.
"논술고사는 암기하고 있는 지식의 양보다는 습득한 정보와 지식을 통합하여 주어진 문제 상황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능력, 즉 비판력, 창의적 사고력 측정에 중점을 두는 시험이다"고 한 서울대의 발표 내용을 음미해 보면,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암기 위주의 공부보다는 원리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그 내용을 다양한 사회 현상에 적용하는 응용력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논술 능력은 사교육을 통해 단기간에 급조될 수 없으며, 잡다한 정보를 주입식으로 암기하는 방식으로는 배양되지 않는다.
어떻게 할 것인가. 먼저 교과 과정에 나오는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교과서의 내용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그 속에 담긴 원리와 법칙, 원인과 결과 등을 깊이 있게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도표와 그래프, 그림 등 다양한 시각 자료의 활용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교과서에 나오는 각종 도표와 통계 자료 등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과거에는 내신이나 수능 성적이 좋지 않아도 독서량이 많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가진 학생이라면 논술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통합교과형 논술에서는 내신과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이 논술 성적이 뛰어난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출제의 바탕이 교과 내용이기 때문이다. 교과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정리하면서 수능공부에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논술 대비책은 없다.
교육평론가·송원교육문화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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