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GMO 遺憾

국제 곡물가격 급등을 틈타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이 물밀듯 들어오고 있다. 곡물 가격 상승으로 GMO에 거부감을 보였던 식품업체나 소비자들의 태도에도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GMO는 안전한가. GMO 생산 초기부터 이를 일반 농산물처럼 팔아온 미국과 GMO임을 밝혀온 유럽이 팽팽히 맞서 있다. 미국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유럽은 '아직 모른다'는 입장이다.

미국 FDA가 최초로 유전자 조작 토마토에 대해 시판 허가를 한 것은 1994년이다. 벤처기업이던 칼진사가 개발한 '무르지 않는 토마토'(Flavr Savr)에 대해 FDA는 유전자 조작 식품이라는 별도의 표기없이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토마토와 차이가 없는데다 건강에 해롭다는 증거가 없으며 영양 성분도 다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유럽에서는 유전자 조작 토마토로 만든 페이스트를 시판하면서 '유전적으로 변형됐다'는 표시를 붙였다. 이는 소비자들이 유전자 조작 식품을 믿고 소비할 것이라는 마케팅 실험적 성격이 강했다. 유럽에서 GMO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은 요즘 우리나라를 달구고 있는 광우병 탓이 컸다. 광우병이 발병하면서 정부규제를 믿고 따르던 소비자들의 신뢰가 무너져 GMO에 대한 불신도 키웠다. EU는 GMO 거부반응이 유달리 강하다. GMO 0.9% 이상을 함유한 모든 식품에 이를 표기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민이라고 GMO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정부 규제를 믿고 따르는 미국 사람들이지만 GMO에 대해서만은 55%가 '나쁘다(bad)'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2003년 PEW 리서치 센터 설문은 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 GMO 경작지는 확대일로다. 경작지는 1억 1천430만 ha에 이르고 생산국도 23개국에 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콩 생산량의 85% 이상이 GMO였다.

우리나라에서도 2006년 수입된 100만t의 콩 중 GMO콩이 88만t에 달했다. 하지만 흔적이 없다. GMO 함유량이 3% 이상이어야 이를 표기하도록 정하고 있는 탓이다. 우리 기업들은 GMO를 3% 미만으로 섞거나 가공식품의 원료로 사용해 GMO 표기를 피하고 있다. GMO를 소비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소비자들의 몫이다. 소비자들도 이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가질 권리가 있다.

정창룡 논설위원 jc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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