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계절의 여왕 5월 답지 않게 강풍을 동반한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는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 때아닌 궂은 날씨는 어획량 감소, 천식·감기 환자 급증, 야외 활동 지장 등 생활에 큰 불편을 주면서 가뜩이나 광우병 쇠고기·AI 파동으로 뒤숭숭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기상대에 따르면 이달 들어 동해와 남해 앞바다에는 강풍으로 인한 2~4m가량의 높은 파도가 일어 열흘 가까이 선박 조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육류 파동' 이후 대체 식품으로 떠오른 생선·어패류 등의 어획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13일 경남 통영수협에 따르면 풍랑주의보로 인해 연안 조업을 아예 망쳤다. 전갱이, 삼치, 병어 등 소형선망 어종의 출하량이 평소 4, 5천 박스의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수협 관계자는 "내수용 공급과 일본 수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했다.
경북 구룡포수협 측에 따르면 높은 파도로 연안의 자연산 어종과 조개, 미역, 김, 파래 등의 생산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평년보다 낮 최고기온이 며칠째 20℃ 이하로 뚝 떨어지면서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궂은 날씨로 인한 피해는 서민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강풍으로 인한 먼지, 꽃가루, 송진가루 등이 날면서 세차장, 먹을거리 노점상도 폭격을 맞고 있다. 서구 평리동의 한 셀프세차장 직원은 "갑자기 쏟아지는 비가 종종 내리는데다 바람에 각종 꽃가루나 송진가루가 들러붙어 세차할 차량이 많아졌는데도 찾는 이가 없다"며 "또다시 더러워질 것을 예상하면서 세차비를 아끼기 때문"이라고 했다.
북부정류장 인근 한 노점상은 "5월 초부터 바람이 세지면서 붕어빵이나 과일 위에 비닐을 씌워놓고 있는데도 사가는 사람들이 드물다"며 "붕어빵, 호두과자는 버리는게 더 많다"고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강풍, 꽃가루, 쌀쌀한 날씨로 알레르기 환자도 크게 늘어 주택가 소아과, 내과는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수성구 지산동 한내과 한정훈 원장은 "이상 날씨 등으로 인한 천식 환자나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눈이 가렵거나 콧물, 기침, 재채기, 가려움이 계속되면 알레르기 증상으로 봐야 한다"며 "예년에는 10명 중 1명 정도가 알레르기 환자였다면 최근에는 10명 중 4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13일 대구 낮 최고 기온은 17℃, 경북은 13~17℃ 분포로 평년보다 5~7℃가량 낮은 날씨가 지난 9일 이후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대구기상대 측은 "대기 고층의 한기와 북동풍 영향으로 춥고 바람부는 날씨가 계속되는 이상기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다음주쯤 돼야 예년 날씨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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