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를 비롯해 말기 암, 중풍 등을 앓고 있는 장기·만성요양자들이 싼 비용으로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구립 노인전문병원이 수성구에 만들어진다. 구립 노인전문병원 건립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지자체의 발걸음이 주목받고 있다.
대구 수성구청은 최근 구립 노인전문요양병원 건립 타당성 용역 보고회를 갖고 이달 안으로 최종 계획안을 마련, 이르면 다음달 부지 매입 등 본격적인 건립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수성구청은 전액 정부지원을 받는 저소득층이나 자신의 재산으로 자기 부양이 가능한 고소득층과 달리, 비용 부담이 고민스러운 차상위계층 노인들은 의료 사각지역에 놓였다는 판단에 따라 이들을 위한 노인전문병원을 짓기로 하고 2006년부터 건립을 추진해 왔다.
15일 수성구청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의뢰, 발표한 타당성 조사결과에 따르면 수성구 지역은 노인 인구 대비 요양병원 이용량이 많고, 노인요양 수요가 대구시내에서 충족되지 못해 외부로 나가는 비율이 24.6%에 이르러 노인전문병원 건립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노인전문병원 건립은 BTL(민간투자)방식으로 하고, 비영리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됐다. 2008년 보건복지가족부의 예산안 등을 검토한 결과 국비 지원에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민간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고 지방비를 지원해 짓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것.
건립 비용은 부지구입비 58억원, 건축비 253억원, 의료장비 구입비 30억원, 정보시스템 구축비 7억5천만원 등 370억원으로 예상됐으며, 규모는 건축 시설면적 1만3천251㎡에 250병상 규모가 적당한 것으로 나왔다. 이는 현재 대구시가 위탁운영 중인 '시지노인전문병원(243병상)'과 '서부노인전문병원(181병상)'보다 더 큰 규모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또 진료과는 재활의학과, 신경과, 내과, 한방과, 가정의학과 등으로 구성하고, 보건소와 연계해 노인보건의료 및 각종 예방관련 사업을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116~140명의 인력으로 운영해 병상이용률이 95% 수준일 경우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구청은 노인전문병원을 고산지역에 짓기로 하고 올해 안으로 부지를 매입, 정부에 BTL 사업을 승인받아 민간투자자를 선정한 뒤 2012년 개원한다는 방침이다.
김형렬 수성구청장은 "노인 문제가 점점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구립 노인전문병원 건립을 통해 지방의료자치의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며 "저소득층 노인들의 안락한 치료와 요양 등 노후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양질의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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