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가 경주에 있는 의과대학을 경기도 고양시 일산으로 이전키로 방침을 확정하자 경주시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동국대와 고양시는 15일 서울 동국대 본관에서 '동국대 의생명과학캠퍼스 설립 및 메디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해각서는 일산동구 식사동 일대에 동국대 경주캠퍼스 등에 소재한 의과대학과 생명과학대학을 이전해 의료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이곳을 메디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 고양시와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행정지원을 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국대는 일산에 오는 2011년 3월까지 1천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동국대는 1990년대부터 학교 소유의 이 부지에 제3캠퍼스 설립을 추진해 왔으나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고양시에는 대학 설립이 어렵게 되자 1천 베드 규모의 동국대 일산병원만을 2002년 준공, 운영해 오고 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의과대학의 일산 이전 확정에 대해 경주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귀룡 천마장애인자활센터장은 "동국대 경주캠퍼스 의과대학은 경주의 자부심이었다"면서 "그동안 동국대가 의과대학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는데 결국 이런 속셈이 있었다는 것을 이제 알 것 같다"며 대학 측의 처사를 비난했다.
시민들도 "양성자가속기와 한수원 본사가 이전해오는 등 경주가 첨단과학도시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 경주캠퍼스의 역량을 키워 지역을 선도해야 할 동국대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동국대 관계자는 "경주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의학전문대학원이 생기다보니 어쩔 수 없이 우수인력 확보가 용이하고 앞으로 연구 개발 시설이 밀집될 곳을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국대가 고양시에 대학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의 승인을 받아야 해 균형개발 차원에서 12년 전 경주에 의과대학 승인을 내 준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의과대학은 지난 1986년 개교했으며 현재 25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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