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혁신도시, 지방이 새그림 그려라"…靑, 거듭 요구

남해안을 수도권에 맞설 수 있는 축으로 개발하는 '선벨트(Sun Belt) 구상'과 대구·경북에 이전할 한국가스공사와 한국도로공사의 민영화 방침이 전해지면서 '대구·경북 소외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가 혁신도시에 대한 새 그림을 그리면 정부가 전폭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14일 매일신문 보도(14일자 1면)와 관련 "참여정부에서 만든 혁신도시안은 사람과 돈이 몰리는 신성장동력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지자체가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하고, 그 그림이 타당성이 있다면 정부는 지원할 의사도 재원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국가스공사와 한국도로공사가 빠진다고 혁신도시가 무산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기에 따라서는 혁신도시 효과를 능가하는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다"며 "한 예로 동남권 신공항이 건설되면 K2공군기지 이전이 가능하고, 그 이전 부지와 대구 동구 혁신도시를 묶어 개발하는 방안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구의 경우 혁신도시 조성원가가 너무 높은데 땅값을 지원해 분양가를 낮춤으로써 혁신도시 건설을 원활하게 도울 수도 있다"며 "대구시와 경북도에 새로운 혁신도시 구상을 만들어 보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일 제1회 시도지사회의에서 "시도지사가 재량권을 갖고 지역의 특성에 맞게 혁신도시에 대한 더 발전적인 방안을 찾아보면 정부가 검토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정부의 지방 정책 사령탑격인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혁신도시를 지역구로 둔 유승민(대구 동구을)·주성영(대구 동구갑) 국회의원과 이철우(김천) 국회의원 당선자 등과 오는 19일 회동할 예정이라 어떤 대안이 제시될지 주목을 끌고 있다.

이철우 당선자는 "곽 수석이 선벨트 구상과 공기업 민영화 방침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흘리는 등 대책도 없이 애드벌룬부터 띄우는 실수를 하고 있다"며 "대구·경북의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주성영·유승민 의원도 "한국가스공사는 동구 혁신도시의 알맹이인데 민영화 이후 대책이 있는지 따질 계획"이라며 "새로운 그림도 중앙에서 기본 방향이라도 제시해야 지방에서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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