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봇물처럼 쏟아지는 아파트관련 민원을 통해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거에는 아파트 분양 후 입주 때까지 주로 공사소음 관련 민원이 주류였지만 요즘에는 사업시행 초기부터 입주 후까지 단계별로 다양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사업 시행사가 토지 매수에 나서면 우선 명도 문제가 발생한다. 명도는 이미 토지 매도자와 합의한 생태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이익을 더 챙기기 위해 명도를 거부함으로써 시행사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사업 당사자로서는 불필요한 토지라 판단, 사업부지에서 배제시킨 토지에 대해서 소유자들이 "사 달라"며 민원을 제기한다. 관할 구청 등 허가권자에게 민원을 제기함으로써 사업승인이 늦어지고 결국 사업자의 금융 부담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이 되면서 결국에는 시행사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불필요한 토지를 매입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분양승인이 나면 홍보를 하고 모델하우스를 개방한다. 모델하우스에는 각종 홍보물과 모형도를 비치한 견본주택이 설치, 홍보요원들이 판촉 상담을 하게된다. 하지만 이렇게 설치한 홍보물은 추후 입주 때 민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분양에 나선 시행사가 단점 보단 장점을 부각시킨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 외 지역의 기존시설이나 미흡시설 등은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고 단지 내 조경은 색채나 모양새를 화려하고 과대하게 표시하기도 한다. 또 문화·교육지원시설 등 부대시설에 대해 크게 부각시키고 자세한 설명이 없는 경우, 홍보책자 표시 제품이 실제 설치한 동일한 제품이나 모양이 아닌 경우 등도 있다. 이 경우는 어김없이 민원으로 이어진다. 대부분 이해의 정도에 따라 협의가 가능 하지만 문제를 야기시키기 위한 민원도 있어 사업 당사자들이 곤란에 빠지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생활의 장애요소가 될 수 있는 혐오시설이나 대형기계시설 등을 누락시켜 그 의도가 의심스러운 것도 있다. 이런 경우 민원이 심각성이 커 양자간 합의 도출은 만만치 않아 결국에는 민사소송 으로 이어진다.
입주 시 민원은 의외로 많다. 거의 모든 부분에 민원이 도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휴대전화나 가전제품 A/S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우리나라 아파트 건설 수준에 만족 할 리 없다. 실제 입주 단지에 가 보면 불성실 시공이 너무 많다. 직영 체제의 한계로 실공사자가 여러 단계의 하청으로 들어가다보니 소비자가 원하는 완제품을 만들어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특히 과거엔 계약 후 바로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입주 때는 그 가치가 더 상승하면서 민원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높지 않았으나 아파트 경기가 침체된 지금은 사정이 딴판이다. 입주 시 오히려 분양가 이하 거래가 되면서 투자에 대한 실망과 제품에 대한 불만이 시행사와 시공사에 대한 민원으로 이어지고 거친 상황까지 만들어가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입주하는 아파트가 결국 상품광고라는 인식으로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해야한다. 특히 조경 등 부대시설에는 지역 건설사도 자금 투입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상호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한 안내와 철저히 검증된 제품을 동원해 제대로된 상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김대엽(대영레데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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