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학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뇌손상으로 인해 인체일부가 신경마비증상을 보이거나 충격으로 인해 목과 허리 등 정형계에 만성통증을 앓고 있던 퇴역군인들의 사후 치료를 목적으로 연구된 의학분과로 최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뇌신경재활은 뇌졸중이나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의 신체일부 마비를 치료할 수 있는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엔 마비가 오면 기껏 운동과 요양이 고작이었으나 뇌신경재활의 길이 열리면서 편(片)마비에 대한 회복기전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 마비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을 던져주고 있다.
영남대의료원 재활의학과 장성호(46) 교수는 이같은 뇌신경재활의 연구와 임상적용에서 국내 선두 그룹에 속한 의학자이다. 100여편에 달하는 뇌신경재활관련 논문 중 70편이 SCI급인 관록이 말해주듯 그의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첨단을 걷고 있다. 주로 관심을 갖는 분야는 뇌 운동신경의 회복 메커니즘과 치료법이다.
"몸은 본래 스스로 회복하려는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뇌와 척추만은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10여년 사이 회복능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 분야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장 교수는 물론 재활의학계가 첨단의 화두로 삼고있는 개념이'뇌의 가소성(可塑性)'이다.
가소성이란 손상된 뇌가 원래의 기능을 되찾으려는 능력을 일컫는 말로, 이를 이용하면 편마비 환자의 재활을 위한 치료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보통 좌측 뇌경색 환자는 오른쪽 손과 발이 마비되는 경향이 있는데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뇌에서 없던 신경이 오른쪽 사지로 뻗어가게 됩니다. 새로 생긴 신경은 초기엔 환자의 움직임에 도움을 주지만 갈수록 운동능력을 떨어뜨리죠. 따라서 원래의 신경을 강화하는 치료가 필요한 것입니다." 장 교수는 이런 병적인 신경을 제거하고 원신경의 능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환자의 예후 운동능력예측법을 개발, fMRI(기능성자기공명영상검사)로 뇌 촬영을 한 후 어떤 방향으로 치료를 할 것인지를 예상하는 가상현실을 임상에 도입하고 있다.
일단 뇌신경의 재활능력이 예측되면 장 교수는 생체 피드백을 이용한 정상신경의 강화와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근육의 운동능력향상 등을 통해 편마비 환자들을 치료해 나간다.
덧붙여 그는 알코올 주사로 마비된 근육을 풀어 보다 빠르게 뇌신경의 회복을 돕는'후대퇴부 신경차단술'을 적용하기도 한다. 이 방법은 그가 개발했다.
"신경학적인 치료 원리상 뇌의 가소성을 극대화한다면 뇌졸중 후 편마비 환자들 중 못 걷는 사람은 없어야 됩니다." 그가 1년에 150여명에 이르는 편마비 환자들의 데이터를 꾸준히 모으고, 그 결과를 계속 논문으로 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뇌경색으로 인해 한쪽 손이 오므라들어 펼 수 없었던 환자가 장 교수의 치료전략에 따라 완전히 손을 펴게 됐거나 말을 못하던 환자가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재활의학계의 개가이다. 그에 따르면 편마비가 왔더라도 치료전략을 잘 세우고 적정 재활프로그램을 제시한다면 최고 30%까지의 운동능력 회복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장 교수는 이전까지 뇌에서 뻗어 나오는 운동신경의 회복메커니즘이 4개였다는 학설을 뒤집고 최근 새로운 신경회복 메커니즘을 하나 더 발견했다. 이같은 사실은 올해 영국신경학학술지(JONNP)에 실릴 예정이다.
"가까운 장래엔 뇌졸중에 의한 편마비의 경우 신경외과적으로 완치가 되지 않더라도 뇌신경재활을 통해 운동능력을 최대한 회복할 수 있는 최신 치료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장 교수는 끝으로 뇌졸중이 발병한 후 첫 한달 정도가 뇌신경의 가소성이 70%로 가장 활발할 때이며 두달째가 되면 20%로 뚝 떨어지기 때문에 일단 뇌졸중으로 인한 편마비가 생기면 보다 빠르게 뇌신경재활치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 프로필
△1990년 연세대 의대 졸업 △2002년 경북대 의대 석사 △1994~98년 신촌 세브란스병원 재활병원 레지던트 △98~99년 영남대의료원 전임의 △99~현재 영남대의료원 의대 교수 △한국재활의학회 회원 △한국뇌신경재활의학회 회원 △미국재활의학회 회원 △세계재활의학회 회원 △세계뇌매핑학회 회원 △00,07년 대한재활의학회 학술상 △04년 대한신경외과학회 최우수논문상 △세계3대인명연구소 및 미국인명연구소와 마르퀴즈사 포함 20여개 세계인명사전 등재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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