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내당4동에 위치한 달성고는 1973년 감삼못을 메워 세운 학교다. 때문에 당시 이 학교 학생들은 비 오는 날을 가장 싫어했다. 진흙탕으로 변해버린 학교 운동장 덕에 운동화와 바지는 마를 날이 없었다.
이 학교는 졸업 30주년 기념행사를 가장 성대하게 치른다. 올해는 3회 졸업생 차례가 됐다. 이들은 평준화 1회로, 당시 연합고사 전국 수석을 차지했던 친구가 동기생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이 학교 3회 동기회는 17일 오후 대구 제이스호텔에서 여는 졸업 30주년 기념식에 동기생 300여명을 초청했다. 타지역 동기생 100여명도 특별히 불렀다. 이들을 위해 제이스호텔 객실 수십 개를 빌렸으며, 기금만 1억2천만원을 모았다.
특히 이들 동기생이 달성고의 상징이 된 것은 평준화 1회라는 닉네임보다 10년 전 시작한 장학사업 때문이다. IMF의 긴 터널 속에 있었던 1998년, 졸업 20주년을 맞은 이 동기생들은 후배들을 위해 뜻깊은 행사를 하자는 취지로 조금씩 모은 장학금 1천130만원을 학교에 출연했다. 이후 이 돈을 시작으로 10년이 지난 현재 장학금이 3억원가량으로 불어나 조만간 장학회 재단법인 설립이 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3회 동기회 김기성(49·예가건축사사무소 대표) 회장은 "이번 행사를 위해 동기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기금 가운데 3천만원은 장학회와 동창회 발전기금으로 내기로 했다"며 "또 행사 이후 남은 돈은 재학생을 위한 장학사업으로 쓰는 등 앞으로도 모교의 명성을 높이는데 힘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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