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부·목사·법사 등 14명 군종장교 유격훈련

"종교 넘어 전우애 다져"

군종후보생들이 11m 높이 암벽에서 강하준비를 하고 있다.
군종후보생들이 11m 높이 암벽에서 강하준비를 하고 있다.

"양발은 어깨너비로 벌리고 무릎은 완전히 폅니다. 준비됐으면 보고합니다." "31번 교육생, 하강 준비 끝." "하강" "하나 둘 셋! 하강."

지난 15일 오후 육군3사관학교 영천 화산유격훈련장에서는 군종장교가 되기 위해 훈련 중인 군종사관 후보생 61명이 빨간 모자를 눌러 쓴 조교의 구령에 맞춰 하강 자세를 잡느라 진땀을 흘렸다.

이들이 받은 훈련은 아파트 10~15층 높이의 암벽에서 줄 하나에 의지한 채 이뤄지는 산악레펠(강하). 왼손은 쭉 뻗고 오른손은 허리 뒤로 한 자세로 줄에 매달려 버티기가 쉽지 않지만 조카뻘 되는 어린 조교들은 다리를 펴지 않는다고 호통이다.

이들의 평균연령은 30세를 훌쩍 뛰어넘는다. 군 생활도 대부분 두번째. 그래도 후보생들은 불평없이 11주간의 훈련과정 중 육체적,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다는 유격훈련(5주차 교육)을 차근차근 소화해 나가고 있다.

육군3사관학교 군종 66기 후보생인 이들은 천주교 신부 20명과 기독교 목사 27명, 불교 법사 14명 등 3대 종단 성직자들이다. 나이도 다르고 종파 경험도 다르지만 한자리에서 유격훈련을 받으며 전우애를 쌓아가고 있다.

1997년 17사단에서 병장으로 전역한 안종배(36) 신부는 "10년 전에 받았던 훈련인데 나이가 들어서 다시 받으려니 몸도 따라 주지않고 힘이 들지만 다들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훈련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훈련을 마친 후보생들은 대위 또는 중위로 임관돼 병사들에게 세례·수계를 주는 군종 성직자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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