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화랑가에서 '아티스트 멘토링'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의 미술프로젝트가 실험적으로 펼쳐지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에서 대안공간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아티스트 멘토링은 전시 기획자가 작가를 선정해 작품 활동 전반에 대해 조언과 상담을 해주고 전시를 후원하는 갤러리는 작가 생활에 필요한 사항들을 지원하는 일종의 작가 발굴 및 육성 프로그램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진작가들에게 미술현장에서 필요한 실용적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탄탄한 중견 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줄 수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독립큐레이터로 활동중인 최규(43)씨와 한기숙갤러리는 오는 6월 6일까지 아티스트 멘토링 기획전을 개최한다. 대구에서 아티스트 멘토링이라는 타이틀 아래 진행되는 최초의 전시다. 상업성을 추구하는 민간갤러리에서 작가 교육이라는 공적 역할이 강조된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참여 작가는 올해 지역 대학을 졸업했거나 졸업 예정인 김혜란 김진옥 정태현 등 3명으로 최규씨가 졸업작품전을 보고 올해 초 선정했다. 그동안 최규씨는 작가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작품 제작과 작가 생활에 필요한 도움을 제공했으며 작가들은 멘토링 결과물을 이번에 선보이게 됐다. 한기숙갤러리는 전시 일환으로 갤러리 관계자, 컬렉터, 작가들을 초청하여 작가의 예술성과 상업적인 성공 가능성, 작가 생활에 도움이 되는 의견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최규씨는 "작가들을 육성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드물어 학교 문턱을 나선 젊은 작가들이 상업화랑에 의해 소모품처럼 사용되고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젊은 작가들의 경우 현실 감각이 떨어지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해 주는 것이 필요해 기획전을 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MJ갤러리도 최근 신진작가육성프로그램 일환으로 아티스트 멘토링을 도입했다. 지난 3월 2기 신진작가육성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1기에서는 없었던 멘토링을 추가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재원 최나리 김윤경 김승현 이도현 등 2기 작가들은 워크숍, 비평가와 1대1 비평, 1기 작가들과의 멘토링을 거쳐 제작한 작품을 20일부터 31일까지 '창작과 감성사이'라는 주제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옥렬 MJ갤러리 수석큐레이터는 "전시장 바깥에서 완성된 작품을 갤러리로 옮겨 전시하는 시스템에서 탈피, 충분한 토론을 거쳐 작품의 방향을 설정한 뒤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까지 담아내는 새로운 형태의 전시"라고 강조했다.
아티스트 멘토링이라는 새로운 미술문화가 지역에서 뿌리내릴 수 있을지 여부는 이들 전시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자칫 상업적으로 경도돼 시장 입맛에 맞는 작품들만 생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상업적 성과뿐 아니라 예술적으로도 한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는 평가를 얻지 못하면 지속적으로 추진될 동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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