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55·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씨는 지난해 11월 한 수입차 브랜드의 하이브리드카(hybrid)를 구입했다. 김씨는 연료절감 효과 때문에 구입을 결심했지만 이제는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에 운전이 즐겁기만 하다. 김씨는 "연일 치솟고 있는 기름값으로 하이브리드카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면서 "이제는 환경친화적이고 연비가 뛰어난 하이브리드카 마니아가 됐다"고 말했다.
고유가 시대에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고가의 하이브리드카를 구입하는 운전자가 나타나고 있으며, 지역 자동차부품업체도 하이브리드카 부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란
현재 국내에서 운행 중인 하이브리드카는 렉서스의 'RX400h' 'LS600hL'과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 등 세종류이다.
대구지역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대구지역에서 올 들어 4월 말까지 RX400h와 LS600hL이 각각 3대 판매돼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지역보다는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저조하지만 지역에서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판매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브리드카는 가솔린엔진과 전기엔진의 장점을 결합한 저연비 친환경 차량. 내연엔진과 별도로 배터리를 장착해 저장된 전기에너지를 차가 움직이면서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시스템이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만큼 연료 절감이 가능해 연비가 뛰어나다.
하이브리드카 운전 방법은 일반 차량과 똑같다. 하지만 시동을 걸고 난 뒤 일정 속도에 이르기까지가 일반 차량과 차이가 난다. 일정 속도에 이를 때까지는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움직인다. 엔진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 가속하면 일반 엔진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은 꺼지고 차량이 운행되는 힘으로 배터리 충전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일본의 독무대
현재 하이브리드카는 일본의 독무대다. 세계 1위 업체 도요타는 지난 1997년 첫 하이브리드카 모델인 '프리우스'를 출시한 뒤 지금까지 100만대 이상을 팔았다. 내년에는 생산량을 올해 28만대보다 60% 늘려 45만대로 잡았다. 도요타는 2010년까지 하이브리드카의 연간 판매량을 100만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혼다 역시 2년 후에는 하이브리드카 5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업체들과 유럽 업체들도 하이브리드카가 대세를 이루자 2005년부터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한국은 걸음마단계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부터 하이브리드카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산에 따른 가장 큰 문제점은 부품 수급이다. 기존 자동차와 다를 수밖에 없는 하이브리드카 부품을 개발하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지역 업체도 기술개발 박차
현재 하이브리드카 관련 부품의 기술력도 일본업체들이 독보적이다. 도요타의 경우 이미 10년 전부터 양산을 시작했기 때문에 도요타는 수많은 특허기술을 선점하고 있다. 처음부터 기술개발에 나서야 하는 지역 부품업체들로서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대구 달성공단 내 차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는 이미 하이브리드카 부품개발에 착수했다. 한국델파이의 현재 주력품목은 공조, 전장, 조향, 제동시스템. 기존 차부품은 하이브리드카에 적용될 수 없다. 때문에 하이브리드카에 맞춘 새로운 부품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한국델파이는 지난 2005년 '하이브리드카 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술개발동향 및 타당성 조사와 벤치마킹을 통해 하이브리드카 부품 기술개발의 방향을 잡고 있다. 한국델파이에 따르면 2010년쯤엔 하이브리드카 부품에 대한 기초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원호 한국델파이 선임연구원은 "하이브리드카는 곧 일반인에게 친숙해질 것"이라면서 "지역 차부품업체들이 하이브리드카 부품 개발을 서두르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하이브리드카 Q&A
Q=휘발유 대신 전기로만 움직이나?
A=가솔린 내연기관을 활용하는 기존 차량에 전기모터가 추가된 것이다. 따라서 기존 휘발유를 사용한다. 하지만 저속 및 감속, 정차시 엔진은 꺼지고 전기모터로만 구동이 가능하다.
Q=하이브리드카를 몰다가 연료가 다 떨어지면 전기로만 주행할 수 있나?
A=불가능하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가솔린이 채워진 상태에서 저속으로 주행할 경우에만 전기모터를 활용한 주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차량 운전자는 기존 차량과 마찬가지로 연료가 탱크 안에 채워져 있는지 항상 점검해야 한다.
Q=운전자가 전기모터 또는 가솔린 엔진모드를 선택할 수 있나?
A=안 된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주행모드는 운전자의 운전 습성과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충전 상태에 따라 차량에 탑재된 ECU에 의해 변환된다.
Q=하이브리드 차량은 왜 환경친화적인가?
A=시동을 걸 때와 저속에서 중속까지의 서행 주행에는 전기모터만을 활용해 주행이 가능하다. 이미 가속이 붙은 상태에서 가속페달에서 발을 뗄 경우와 신호 대기를 위해 정차시에는 엔진이 정지한다. 그래서 배기가스가 배출되지 않아 환경적으로 우수하다. 특히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된 도심구간에서는 대기오염을 줄이는 효과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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