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5년전과 같은 농장서 또 AI

3년여 폐업했다 문 연곳…토착화 여부 조사중

고병원성 AI 토착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18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최종 확인된 경주 안강읍 육통리 김모(55)씨의 농장이 지난 2003년 12월에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던 곳으로 확인됐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18일 김모씨 농장의 토종닭 폐사원인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로 최종판정됐다고 밝혔다. 이 농장에서는 지난 13일 닭 100여마리가 폐사, 닭·오리 2만815마리를 예방차원에서 살처분한 뒤 수의과학연구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경북도는 김씨 농장을 방문하거나 가금류를 공급받아 사육하고 있는 포항 신광면 김모씨 농장과 포항 구룡포 최모씨 농장에 대해서도 17일 2천36마리를 살처분했으며 추적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특히 이 농장이 지난 2003년 12월에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던 곳이어서 더욱 주목하고 있다. 이 농장은 당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자 곧바로 폐업, 3년여 동안 문을 닫아놓았는데 지난해 1월부터 김씨가 임대, 닭을 키워오고 있다.

경주시는 "김씨 농장의 닭은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지 않은 거창에서 병아리를 가져와 키웠기 때문에 고병원성 AI 유통경로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고 외딴 지역이어서 평소 왕래도 드물다는 점에서 발생원인이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시는 다만 농장주인 김씨가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영천지역 병아리 중간상인을 만난 사실은 있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국내에서 동일한 곳에서 고병원성 AI 재발은 처음인 것으로 안다"라며 "고병원성 AI 토착화 여부는 좀 더 조사를 진행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에도 고병원성 AI가 발생, 닭과 오리 21만여마리를 살처분했던 경주에서 5년만에 또다시 고병원성 AI가 발생함에 따라 지역 닭·오리 사육농가들은 비상이 걸렸다. 경주시는 AI 확산방지를 위해 육통리 마을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주변지역에 통제초소를 추가설치하는 등 특별대책반을 긴급 투입했다.

한편 경북도는 AI 관련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살처분 보상금 배정액 33억원 중 50%를 미리 지급한 후 나머지는 추후 정산키로 했다. 또 생계안정자금 4천600만원을 중앙정부에 요청하고 행정안전부에서 특별교부세 3억원을 추가 지원받아 시군 이동통제초소 운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북지역에서는 19일 오전 현재 모두 70농가에서 18만2천764마리를 살처분하고 계란 202만6천개를 폐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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