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 다시 돈이 몰려온다

19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1,900을 돌파하면서 그동안 숨죽인 채 엎드려있던 돈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불안한 주식시장 때문에 신규 상품 가입도 못하고, 원금을 까먹었다는 이유로 환매도 미뤘던 투자자들이 살아난 시장을 보면서 '활력'을 얻은 것이다.

◆Money Move

단일 금융회사로서는 대구경북지역에서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 펀드 판매에서도 시장 지배력이 가장 큰 대구은행 각 창구에는 주가가 급등한 최근 며칠새 펀드 환매가 급증하고 있다. 맥을 못춘 주식시장 때문에 원금 손실이 일어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펀드 투자자들이 손실이 일부 만회되자 일단 환매에 나서기 시작한 것.

주가가 장중 1,900을 회복했던 19일 하룻동안 대구은행 각 창구에서는 주식형펀드 환매가 40억여원을 기록, 펀드 신규가입(30억여원)을 10억원 가량 초과했다.

코스피지수가 41.96포인트나 급등했던 지난 15일에는 환매가 신규가입을 40억여원이나 웃돌았다.

대구은행 제휴사업부 양인식 부부장은 "환매의 60%가량이 해외주식형펀드"라며"투자자들은 해외주식형펀드에서 돈을 빼내 본격적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는 국내주식형펀드에 돈을 넣으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대구은행에 따르면 최근 펀드 환매자금이 단기자금 운용처로 불리는 MMF로 몰려들어가면서 하루 평균 100억여원씩 MMF잔액이 급증하고 있다.

미래에셋 금융프라자 강성곤 대구 상인지점장은 "이달들어 주식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펀드 가입 희망자 및 기존 펀드 가입 고객들의 상담이 크게 늘어났다"며 "고객 숫자로 따지면 이달 들어 전달에 비해 30~40%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최근 우리 주식시장의 상승은 지난해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IT주와 자동차주 등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으로 인해 수급개선이 이뤄졌고, 우리 기업들의 1/4분기 실적까지 좋았던 때문"이라며 "유가상승 등 여러가지 악재가 있지만 향후 우리 주식시장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이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주식형펀드도 중국펀드 및 브릭스펀드를 중심으로 수익률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했다.

◆펀드 살아나기 시작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안팎을 오르내리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이 최근 마이너스를 탈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이 집계한 결과, 순자산 10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 649개의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16일 기준 0.16%로 올들어 처음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1개월 평균 수익률은 7.82%,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0.84%였다.

올들어 국내 증시 하락으로 국내 주식형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 행진을 지속해왔다. 코스피지수가 1,500대 초반까지 밀렸던 3월 중순에는 -15%밑으로 추락,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미국발 금융위기의 끝이 보인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국내 증시가 반등세를 지속,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도 지난주까지 4주 연속 개선됐다.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서는 'KODEX반도체상장지수'가 연초 대비 수익률 22.94%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미래에셋TIGER SEMICON상장지수'(22.55%), 'KOSEF IT ETF'(20.04%), 'KODEX자동차상장지수'(11.83%), '동양e-모아드림삼성그룹주식 1클래스A'(10.99%)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해외 주식형펀드도 글로벌 증시의 반등 분위기 속에 수익률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순자산 100억원 이상 해외 주식형펀드 722개의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아직 -7.36%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0.91%, 3개월 평균 수익률은 5.10%로 점차 회복세를 기록중. 6개월 평균 수익률은 -8.77%, 1년 평균 수익률은 13.74%를 각각 나타내고 있다.

브라질펀드(16개)와 남미신흥국펀드(23개)가 최근 현지 경기와 증시 호조에 힘입어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이 17.67%와 10.49%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해외펀드 중 비중이 가장 큰 중국펀드(86개)와 인도펀드(27개)는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이 -14.62%, -17.30%로 여전히 부진했다.

해외 주식형펀드로는 'NH-CA라틴아메리카포르테주식C-A 1'(25.45%)를 비롯해 '미래에셋맵스로저스Commodity인덱스파생상품 1ClassB'(23.31%),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주식형자 1(Class-C 2)'(21.89%) 등이 연초 대비 수익률 상위권에 들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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