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갑용·박석민·최형우, 삼성 상위권 진입 '최선봉'

공격 활로를 뚫을 톱타자에다 한 방을 터뜨릴 바꿀 3·4번 타자도 잃었지만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삼성 라이온즈는 주장 진갑용과 신예 박석민, 최형우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주전들의 공백이 부담스럽지만 부진에 빠졌던 선수와 신인 모상기, 채태인에게는 도약의 기회이기도 하다.

삼성은 20일부터 최하위 LG 트윈스를 상대로 홈 3연전을 치른 뒤 한화 이글스와 원정 세 경기를 갖는다. 다음주 상대가 '천적' 우리 히어로즈와 선두 SK 와이번스여서 삼성은 이번주 최대한 승수를 쌓아 상위권 진입의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에 0.5경기 차 뒤진 5위 삼성은 올 시즌 LG, 한화에 각각 4승2패로 강하다.

정확히 시즌의 1/3(42경기)을 치른 삼성은 승률 5할(21승21패)에 머물러 있지만 현재 팀 상황을 보면 이 정도도 다행. 부상과 부진 등으로 3, 4번 타자 양준혁과 심정수가 2군으로 추락했다. 게다가 쾌조의 타격감을 보이던 1번 타자 박한이가 허리 통증으로 9일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박진만도 타율 0.211로 부진하다.

장기에 빗댄다면 두 개씩인 차(車)와 포(包), 모두 떼고 대국을 치르는 셈. 제대로 훈수꾼 역할을 해야 할 제이콥 크루즈도 최근 5경기 타율(0.167)이 신통찮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 자리를 지키면서도 팀내 홈런(7개)과 타점(23점) 1위로 공격을 이끌고 있는 진갑용이 왕(王), 팀내 타점 공동 2위(21점)인 박석민(타율 0.313)과 최형우가 마(馬) 역할을 하며 버티는 모양새다.

박진만과 크루즈의 타격감 회복이 우선이지만 이번주에는 그 외에도 부활을 꿈꾸는 조동찬(24)과 신인 모상기(21), 채태인(25)의 활약이 관심거리다. 박석민(22), 최형우(24)와 더불어 이들은 삼성 타선의 미래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 가장 먼저 '차세대 대표 주자'로 불렸던 조동찬과 네 선수는 모두 거포 자질을 갖춘 기대주들이다.

조동찬은 올해 박석민에게 주전 3루수 자리를 넘겨주고 백업 외야수로 밀려 가장 절박한 입장. 올 시즌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면 팀내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어 이번 주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삼성으로서도 박한이가 없는 상황에서 빠른 발을 겸비한 조동찬이 공격의 물꼬를 터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모상기는 지난 시즌 잠깐 1군에서 선을 보인 채태인에 비해 지명도에서 떨어지는 데다 16일 1군에 합류한 뒤 5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성실한 훈련 태도와 정신력에서 17일 1군에 등록된 채태인보다 낫다는 것이 2군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어려운 팀 사정 속에서 비교적 편한 대진표를 받아든 삼성이 이번주 상위권 재진입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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