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재선의원 5명 물밑 경쟁 치열

"내가 차기 지역 대표주자"

18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대구경북 재선 국회의원 간의 물밑경쟁이 뜨겁다.

이들은 당직과 국회직을 둘러싸고 눈에 보이지않는 신경전을 벌이는가 하면, 초·재선 당선자 모임을 주도하기도 한다. 또 대언론접촉도 강화하면서 차기 지역대표주자로 자리 잡겠다는 뜻을 드러내는 의원도 있다.

대구경북 국회의원 27명 중 재선은 대구에서 한나라당 이명규(북갑) 서상기(북을) 주호영(수성을) 주성영(동갑) 유승민(동을) 의원 등 5명, 경북에서는 최경환(경산·청도) 정희수(영천) 장윤석(영주)의원과 무소속 김태환(구미을)의원 등 4명이다. 초선 당선자 8명(대구 2, 경북 6)보다 더 많다.

일단 이들 간의 역할분담에 대한 교통정리는 이뤄진 듯하다. 서상기 의원과 장윤석 의원은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위원장을 맡아 조직관리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제1사무부총장을 맡은 이명규 의원은 6·4재보선과 7월전당대회 성공적인 개최에 힘쓰고 있다. 주호영 의원은 원내대표 합의추대가 유력해진 홍준표 의원과 함께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정치력 시험에 나선다. 경제전문가로 자처하고 있는 최경환 의원은 한나라당 수석정책조정위원장에 내정됐다. 정부의 잇따른 실책을 당정협의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고 현실성 있는 정책을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이들은 각각 다른 의원들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이 부총장은 "부총장직을 오래 맡을 생각이 없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차라리 예결위간사를 맡으면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주성영 의원은 최근 들어 부쩍 목소리를 높인다. 주 의원은 지난 19일 박희태 대표론을 반대하는 내용의 '한나라당은 죽었다'는 제목의 글을 당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스스로의 존재감을 확인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골수 친박'으로 인식되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지역구 현안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가 혁신도시 건설 재검토 방침을 밝히자 여야 의원을 망라한 '혁신도시 의원 모임'을 만들어 정부 방침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18대 국회에서는 국방위에서 K2 이전 문제에 올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희수(영천) 의원은 정책으로 승부하기로 했다. '경제정책포럼'을 발족시킨 것은 그 같은 방침의 일환이다. 복당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김태환 의원은 '정중동'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재선의원들이 앞으로 어떻게 스스로의 능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의원직을 오랫동안 유지할지, 재선으로 끝이 날지 결정될 것"이라며 "재선의원들간의 경쟁이 지역정치권에는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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