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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電-협력업체-지원기관 간담회, 변죽만 울렸다?

▲ 삼성전자와 경북대 모바일테크노빌딩에 입주한 협력업체, 대구시, 경북대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모바일산업발전 감담회를 열었지만 심도 있는 이야기는 오가지 못했다. 대구시 제공
▲ 삼성전자와 경북대 모바일테크노빌딩에 입주한 협력업체, 대구시, 경북대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모바일산업발전 감담회를 열었지만 심도 있는 이야기는 오가지 못했다. 대구시 제공

"안되는 것 가지고 요구를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지역 협력업체, 지원기관들이 모인데 의미를 두어야지요"

21일 오전 경북대 모바일테크노빌딩. 삼성전자와 모바일테크노빌딩 입주업체, 김범일 대구시장, 노동일 경북대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모바일테크노빌딩 설립주체인 대구시, 경북대, 삼성전자가 업체 입주 후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임가공조립 협력업체들의 납품가 인상요구와 납품 거부 사태후 모인 자리여서 업체들의 반응이 주목됐다.

하지만 업체들은 평소 심중에 갖고 있던 말들은 털어놓지 못했다. 한 CEO는 "LG가 협력업체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고급인력 유지와 확보가 더 어렵다"거나 "모바일보안운영(MID) 및 체험사이트를 운영해 홍보·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했고 또다른 사장은 "삼성전자가 필요로 하는 기술리스트 및 개발 로드맵 공유를 통해 협력업체의 사전 기술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했다. 나머지 사장들도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계기로 모바일산업을 발전시키고 관련 국제행사를 유치해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자"는 등 제안성 발언을 했지만 협력업체의 애로사항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지는 못했다.

장병조 부사장의 발언도 힘이 실리지 못했다."모바일특구와 테스트베드 등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호소하고 있지만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 "가능하면 6개월에서 12개월 정도의 개발준비가 가능하도록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은 공유하겠지만 개발 로드맵 공유문제는 기술유출과 관련돼 민감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또 기획, 영업, 마케팅 관련사항은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해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이날 유일하게 해결된 것은 간담회 본질과는 관계없이 모바일빌딩 진입로 및 주차장이 협소해 학생주차장과 공동사용을 가능토록 해달라는 업체들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한 것이 전부였다.

한 사장은 간담회 후 "납품회사에 '목'이 걸린 협력업체들과 마찬가지로 R&D나 개발 관련 부문에서는 구미사업장의 의사결정권이 없는데 장병조 부사장인들 원론적인 얘기밖에 할 수 없겠지요. 삼성전자의 글로벌 소싱전략과 경영계획에 따라 구미사업장이 운영되는데 이해합니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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