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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서 대가야 유물 1천여점 무더기 발굴

대가야 본거지인 경북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 중 73, 74, 75호분과 주변 소형 고분에서 1천여점의 대가야 시대 유물이 무더기로 발굴됐다.

지산동 고분군의 복원정비를 위한 고령군의 의뢰로 30년만에 다시 시도한 이번 발굴조사에서 둥근고리갖춤 큰 쇠칼인 환두대도(環頭大刀) 8점이 한 꾸러미로 발견됐으며, 화폐로 보이는 철정(쇠판)의 경우 단일 유적으로는 가장 많은 100여 점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한 고분에 최소 7명에 이르는 사람을 한꺼번에 순장(殉葬)한 것으로 드러나 한·일 고고학계의 순장 논쟁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매장문화재 전문 조사기관인 (재)대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영현)은 지난해 5월 이후 지산동 고분군 중 비교적 봉분이 대형인 이곳을 발굴조사한 결과, 5세기 무렵 대가야 왕국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고고학적 증거를 확보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에 재발굴한 고분들에서는 여러 차례 도굴이 이뤄져 기대했던 금관이나 금동관이 출토되지는 않았지만, 관모장식과 은제 귀면장식, 금동제 팔찌장식을 비롯한 각종 장신구와 금동제 봉황문을 고리에 새긴 환두대도가 발굴됐다는 것.

연구원은 또 이와는 별도로 환두대도 8자루가 한 꾸러미로 묶인 채 발견됐으며, 그밖에도 철갑과 말갑옷, 등자와 재갈, 철정 등도 다수 나왔다고 밝혔다.

발굴조사 관계자는 특히 "75호분 석실(돌방) 주변을 조사한 결과 순장자를 묻은 공간임이 확실한 순장곽(殉葬槨)이 모두 7군데서 일정한 간격으로 확인됐다"며 "이제 순장곽은 물론이고 순장이 있었다는 주장 자체를 부정하는 견해는 성립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대가야 지역 순장 흔적으로는 1970년대에 조사한 지산동 44, 45호분에서 드러났으며 이 중 44호분에서는 모두 22기에 이르는 순장곽이 확인됐으나, 이것이 순장곽이 아니라 나중에 별도로 조성된 무덤들이라는 견해 또한 만만치 않았다.

고령·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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