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국대 '눈속임 이전'에 경주 뿔났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의과대학 일산 이전 추진과 관련, 동국대가 "의학전문대학원만 경기도 일산 의 생명과학캠퍼스로 이전하는 것일 뿐 경주캠퍼스 의과대학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경주시민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더욱 비판하고 나섰다.

20일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계영 전략본부장은 의과대학의 일산 이전 추진에 대한 지역의 반발이 예상외로 커지자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학전문대학원은 2006년 인가를 받아 내년 3월 경주에서 개원할 예정이다. 다만 대학본부가 의학전문대학원의 일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경주캠퍼스에서 운영 중인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은 이전 등 변경계획이 없다"고 말하고 "경주병원의 경우 병상수를 오히려 확대할 계획으로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국대의 이 같은 입장 발표에 경주시민들은 "말장난으로 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주의 한 개원의사는 "의학전문대학원이 개교하면 지금의 의과대학은 2년을 수료하는 예과 수준으로 전락하고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본과에 해당하는 의학전문대학원을 반드시 졸업해야 한다"면서 "의학전문대학원을 일산으로 옮기면서 경주에 의과대학을 지금처럼 두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의과대학을 경주에 두더라도 의학전문대학원이 없으면 폐쇄는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동국대는 2년 전까지만 해도 경주캠퍼스 의과대학 신입생을 매년 49명 뽑았으나 2년 동안은 19명의 신입생만 선발했다. 이미 승인을 받아 내년 3월에 개교하는 의학전문대학원 정원을 30명 모집해야 하기 때문에 신입생 선발부터 급격히 기울고 있는 것이다.

"우수 인력을 뽑아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대학 측의 이전배경 설명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서울에 가야 우수인력을 뽑을 수 있다는 논리라면 포스텍도 벌써 서울로 가야 했다는 것이다. 포항시청의 모 직원은 "동국대가 경기도 일산에 투자하려는 수천억원의 돈을 경주에 투자하면 포스텍 이상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꼬집었다.

의학전문대학원이 일산으로 가면 한의과대학 이전도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역시 제기되고 있다. 경주 충효동의 한 시민은 "모든 연구시설과 임상실험실 등이 일산메디클러스터 안에 만들어질 경우 경제논리와 경주에서는 수업에 어렵다는 점을 내세워 옮기려 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실제 동국대와 경기도 고양시 간에 일산 의생명과학캠퍼스 설립 및 메디클러스터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한)의학 부분을 넣었다가 경주시민들의 반발이 나온 후 삭제해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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