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가 사람의 병이 아닌 '가축'의 병 때문에 온통 홍역을 치르고 있다. 바로 소의 병인 광우병과 닭·오리 등 가금류의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이다. 광우병은 협상에 따라 예방의 여지라도 있다지만 조류 인플루엔자는 속수무책이다. 그렇다면 혹시 '나'도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될 위험이 있을까.
-조류인플루엔자와 사람의 인플루엔자(독감)는 같은 바이러스인가.
▶조류인플루엔자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청둥오리 등 야생조류나 닭, 오리 등 가금류에 발생하는 동물전염병으로, 사람에서 인플루엔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와는 다르다. 조류인플루엔자는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구분되는데, 일반적으로 알려진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대부분 고병원성이다.
-조류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 전염되기도 하나.
▶사람의 감기가 개나 고양이에게 전염되지 않는 것처럼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종이 다르기 때문에 이론상 사람에게 병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최근 조류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 감염돼 병을 일으킨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03년 12월 이후 현재까지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모두 382명이 감염돼 241명이 숨졌다. 그러나 대부분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농장의 종사자 등 감염된 조류와 직접 접촉했던 사람들로, 조리된 닭이나 오리고기를 먹어 감염된 사례는 없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주로 어떤 경로로 전염되나.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금류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먼지나 물, 배설물과의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사람의 의복이나 신발·차량·기구 및 장비, 달걀 등에 묻어있는 바이러스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사람의 건강한 피부는 자체적인 방어기능이 있지만 상처 난 피부나 눈, 코, 입 등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사람이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38℃ 이상의 고열과 함께 기침, 인후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AI 발생 농장에서 발병 전 7일 내에 조류와 접촉한 사람이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면 반드시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찾아 신고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조류가 있는 동물원에 가면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될 수 있나.
▶조류인플루엔자는 호흡기로 감염될 수 있는 전염병이긴 하지만 대기 중에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감염된 가금류를 직접 만지는 등 접촉을 하지 않을 경우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된다.
-도심에 비둘기 등 조류가 많이 살고 있는데 감염 위험이 없나.
▶ 비둘기는 일반적으로 AI에 저항성이 강해 쉽게 감염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비둘기로 인해 사람에게 전파됐다는 보고도 아직 없다. 그러나 비둘기의 배설물에는 인수공통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는 여러 병원체가 서식할 수 있는 만큼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위험이 아니더라도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하고 있는데 닭이나 오리고기를 먹어도 괜찮나.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닭은 보통 1, 2일 만에 죽는데다 계란을 생산할 수도 없어 유통 가능성이 거의 없다. 또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발생 농장뿐 아니라 3㎞ 이내의 닭이나 오리·달걀은 모두 도살 처분된다. 만에 하나 있다 하더라도 AI 바이러스의 경우 열에 약해 75℃ 이상에서 충분히 가열 조리하면 감염 가능성이 없다. 그러나 열처리하지 않은 가금류의 고기나 피를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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