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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프리즘] '대구아트페어' 市-화랑協 불협화음 왜?

▲ 지난해 말 열린
▲ 지난해 말 열린 '아트대구 2007'.

'아트대구', '대구아트페어'로 명명된 미술 시장(아트페어)이 올해 잇따라 열린다. 이름이 유사해 같은 행사로 생각하기 쉽지만 엄연히 주체가 다르다. 내막을 알지 못하면 헷갈릴 수밖에 없다. 이같은 혼란이 발생한 이면에는 대구시와 대구화랑협회간 불협화음이 자리잡고 있다.

오는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대구엑스코에서 열릴 예정인 대구아트페어를 둘러싸고 행사를 주최하는 대구시와 주관하는 대구화랑협회가 마찰을 빚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화랑협회가 지난해 개최하려다 무산된 아트페어를 재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일이라 심각성을 더해 준다.

작년 대구화랑협회장을 맡았던 이희수 공산갤러리 대표는 "대구시 추진방향과 대구화랑협회 추진방향이 너무 달라 입장을 조율하려고 했으나 의견 차가 너무 컸다"고 설명했다. '아트대구'는 이희수 대표가 대구화랑협회장을 사임하고 지난해 말 개인적으로 개최한 아트페어였다. 올해 6월 25일부터 29일까지 두 번째 '아트대구'가 대구엑스코에서 열린다.

'대구아트페어'는 대구시가 2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구화랑협회와 올해 다시 추진하는 행사다. 그러나 아트페어가 시작도 되기 전 대구시와 대구화랑협회는 대립하고 있다. 대구화랑협회는 지난 19일 "지난해 8월부터 대구시와 대구아트페어 준비를 해 왔으나 의견조율이 되지않아 아직까지 조직위원회와 운영위원회 구성도 못 하고 있어 행사 준비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며 "대구화랑협회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대구아트페어뿐 아니라 함께 치러지는 2008 사진비엔날레에도 불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행사 5개월을 남겨둔 시점에서 참가 화랑 신청 접수 등 세부 사항이 추진되지 못해 반쪽 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화랑협회가 대립각을 세운 부분은 크게 조직 구성과 운영 방안이다. 대구화랑협회는 대구아트페어를 사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대구시가 조직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인사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또 대구시가 대구아트페어에 참가하는 대구 화랑 수를 10개로 제한하려는 것은 지역 작가 발굴 및 미술시장 확대라는 아트페어 본질을 훼손하고 지역 미술시장 붕괴와 자금의 역외 유출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대구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으며 대구화랑협회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제시한 여러 의견이 확대 해석되었다"고 해명했다.

대구시와 대구화랑협회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 미술계에서는 예산 지원을 명목으로 지나친 관리·감독은 행사의 전문성을 헤칠 우려가 있다는 것과 예산이 투입된 만큼 일정 부분의 관리·감독은 필요하다는 등 다양한 말이 오가고 있다. 하지만 공통된 의견은 아트페어를 개최하려는 목적이 미술계 뿐 아니라 지역 문화계 발전인 만큼 양측이 대의를 위해 양보하고 타협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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