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를 주로 사용하는 화물 운송 제조업계에 곡소리가 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을 추월하며 거침없는 상승을 거듭하자 일할 의욕을 잃는 사람이나 사업장들도 속출하고 있다.
대구에서 4.5t 이상 트럭을 운행하는 업체는 270여개로 7천여대가 있다. 5t 트럭의 경우 대구에서 서울까지 운임은 40만원이지만 경유값이 32만원 든다. 운행하면 할수록 적자라는 것이 화물업계의 하소연이다. 게다가 다음달 말부터 유가보조금 지급이 만료된다. 대구 일반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관계자는 "25t 트럭의 경우 한달 평균 150만원의 유가보조금을 받았다"면서 "유가보조금마저 없어지면 더 이상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1t 트럭을 모는 영세한 운송업자의 부담은 더하다. 대구에는 4천500여명의 용달화물운전자가 있다. 용달화물운전자 김모씨는 요즘 한달 수입이 50만~60만원으로 지난해의 70% 수준이다. 반면 기름값은 두배가량 올랐다. 김씨는 "대구에서 광주까지 운임이 16만원인데 기름값 11만원을 제외하면 5만원밖에 벌지 못한다"면서 "그나마 일감도 없다"고 울먹였다.
시외버스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대구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240여대의 시외버스를 운행하는 한 업체는 지난해보다 수익이 30% 줄었다. 승객이 매년 15%씩 감소하는 데다 경유값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8, 9년 정도 되면 차량을 교체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10대를 연장운행하기로 결정했다. 경영이 악화되면서 도저히 수익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세버스업계는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는데다 경유값 인상으로 출혈이 심하다. 전세버스 21대를 운행하고 있는 이모(51·대구시 남구 대명동) 씨는 "기름값과 기사 월급을 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지역 제조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절삭공구 제조업체인 대구텍은 영업차량 60여대가 디젤승용차인데 최근 경유값이 치솟으면서 기름값 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늘었다. 이에 따라 영업사원들도 경유값 부담으로 예전보다 거래처를 많이 돌아다니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한달 평균 운송비가 8억여원이 드는 한국델파이는 다음달 운송비 인상을 해주기로 했는데 2억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 회사 관계자는 "제조업체나 운송업체나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경유 가격 급등은 완성차 판매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달 경유를 사용하는 대구지역 SUV 판매량은 지난 1/4분기 평균에 비해 35%가량 줄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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