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 올해 임금교섭이 어제 분규 없이 타결됐다. 봄마다 파업을 하느니 어쩌니 해서 불안케 하던 노사가 쟁의 없이 합의에 이르기는 8년 만에 처음이라 한다. 무려 9일간이나 운행을 멈춰 화난 시민들이 돌멩이를 던졌던 어느 해 5월과 비교하면 의미있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올해 버스조합 측은 임금 인상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전향적 자세로 돌아서고, 노조는 더 첨예한 사항에 대해 사용자 측을 신뢰해 믿고 넘기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사실상의 공동 사용자 격이 된 대구시청 또한 발 빼기식 태도에서 탈피함으로써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도 했다.
준공영제 시행 후 현실화됐던 위험한 노사구조의 부작용 극복 가능성이 엿보이는 듯해 특히 반갑다. 사용자가 버스회사와 대구시청 등 사실상 복수화됨으로써 빚어지던 서로 간 책임 떠넘기기, 공적 지원 문제가 대두됨으로써 버스회사들조차 공동 사용자격인 시청보다 노조에 더 동조적이게 될 위험성, 그로 인해 뒤죽박죽 진척도가 떨어질 소지가 생긴 노사교섭, 결국엔 모든 추가 부담을 시민에게 돌리고서야 마무리될 수 있는 왜곡된 해결 공식 등등이 그것이다. 준공영제 시행 이후 2006년과 2007년 거듭해 겪어야 했던 고통들도 바로 그런 데서 연유했던 것이다.
어제 합의 또한 요금 인상이나 공적 지원금 증액 등 외부에 짐을 떠넘기지 않는 것이어야 진정 성공적인 교섭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체 원가 절감노력을 통한 지출 부담 축소, 승객 늘리기를 통한 추가 수입 확대 등등이 그 대안들이다. 명실상부 탄탄한 시내버스가 되도록 노사 모두 더욱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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