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진당-창조한국당 연합형태 교섭단체 합의

'캐스팅보트' 영향력 극대화

자유선진당(총재 이회창)이 23일 창조한국당(대표 문국현)과 정당연립의 형태로 국회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 합의함에 따라 18대 국회는 한나라당,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창조한국당 등 3개 원내교섭단체가 경쟁하는 구도가 될 전망이다.

이 총재와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3포인트 원내교섭단체 공동구성 합의문'에 서명했다. '3포인트'는 양당의 정책연대를 뜻하는 것으로 정책연대의 내용은 ▷한반도 대운하 저지 ▷검역주권과 국민의 건강권확보가 전제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소기업 활성화 등이다.

양당은 합의문을 통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해 인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문 대표가 대선 슬로건으로 내건 '사람중심의 창조적 자본주의'를 중심으로 기업과 노동, 도시와 농어촌, 남성과 여성, 젊은이와 어르신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 건설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선진당은 그동안 무소속 및 친박 당선자들의 영입에 공을 들여왔지만 한나라당이 친박 복당 원칙에 합의하면서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하자 창조한국당에 손을 내밀었고, 마침 비례대표 수사로 위기에 처한 창조한국당도 긍정적 신호를 보내 극적 합의에 이른 것이다.

양당의 교섭단체 구성 논의는 수뇌부 일부만 알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양당은 교섭단체 구성을 통해 당장 18대 원구성 협상에서 목소리를 키울 수 있게 됐다. 특히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대치하고 있는 중간 지점에 서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시도하며 원내 영향력 극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선진당·창조한국당 연합 교섭단체가 각종 정책을 놓고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을 상대로 한 사안별 합종연횡 양상이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다. 그래서 새 교섭단체에 쏠리는 정가의 관심도 크다. 그만큼 새 교섭단체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선진당은 창조한국당과 일단 교섭단체 구성을 통해 정책연대에 주력한 뒤 양측의 신뢰가 쌓였다고 판단되면 2단계로 합당까지 추진하겠다는 방침. 선진당 관계자는 "이 총재가 '깨끗한 보수', 문 대표는 '합리적 보수'라 서로 통하는 데가 많다"며 "우선 교섭단체 구성을 통한 정책연대에서 출발해 합당까지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통보수를 자임해온 선진당과 창조적 진보를 표방해온 창조한국당이 기본적으로 이념적 좌표가 이질적이기 때문에 원내 활동에 공동보조를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없지 않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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