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우승으로 끝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두고 박지성의 결장, 극적인 승부, 구장 상태가 승부에 미친 영향 등 화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리를 해보면 이렇다.
▶박지성에 대한 동정론=챔피언스리그 준준결승과 준결승 4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하면서 맨유를 결승으로 이끄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 박지성이 대기 선수 명단에도 들지 못하자 국내 네티즌들은 허탈함과 실망, 분노를 나타냈다. 그를 기용하지 않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결정적인 순간에 박지성을 무자비하게 배신했다며 성토하는가 하면 박지성을 출전 명단에서 아예 뺀 것은 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잉글랜드 팬들도 맨유 홈 페이지의 '레드 카페'를 통해 박지성이 기용되지 않은 데 대해 의문을 표시하며 그가 우승 메달을 받지 못하는 데에 대해 동정하는 의견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박지성이 출전했다면=박지성 대신 오웬 하그리브스를 선발 출전시킨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하그리브스는 박지성 못지 않은 활동량을 보이며 전·후방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전에 맨유가 첼시에 밀릴 때 박지성의 침투 공격이 그립기도 했다. 박지성은 적절한 움직임으로 공격 기회를 많이 만들어내는 장점을 지녔는데 그의 결장으로 맨유의 후반전은 빈약한 공격에 그치고 말았다. 맨유 팬들 역시 이같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첼시의 불운=맨유는 전반 34분 마이클 캐릭의 결정적인 슛이 첼시의 골키퍼 페트르 체흐의 선방에 걸리고 연장 전반 10분 라이언 긱스의 슛이 첼시의 존 테리의 헤딩 방어에 걸리는 등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첼시 역시 후반 33분 디디에 드로그바의 슛과 연장 전반 4분 프랭크 람파드의 슛이 잇따라 골대와 크로스바를 때리는 등 불운에 시달렸다.
승부차기에 들어가 맨유의 호날두가 실축함에 따라 첼시는 우승컵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첼시의 키커 테리가 역시 실축, 맨유의 우승에 다리를 놓고 말았다. 존 테리는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장이자 첼시의 주장으로 선수들 사이에 신망이 매우 높은 선수로 당연히 골을 성공시킬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경기장인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츠니키 스타디움은 인조 잔디에서 천연잔디 구장으로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때마침 비까지 내려 미끄러운 상태에서 테리는 공을 정확히 차지 못해 골대 밖으로 날려버리고 말았다.
▶판데사르의 감회 어린 우승=1998-1999시즌 맨유 우승의 주역이었던 라이언 긱스가 다시 우승의 영광을 맛본 것 못지 않게 수훈갑 골키퍼 에드윈 판데사르의 감회도 깊었다. 1994-1995시즌 아약스 암스테르담(네덜란드)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그는 13년만인 22일 만 38세의 나이로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는 네덜란드 대표팀의 골키퍼이면서 2000년대 초반에는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맨유에서 최고 골키퍼로 거듭 난 뒤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주역이 됐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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