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갑·을·병 3개의 선거구로 나눠 선거를 치렀다. 당선자 득표수는 각각 3만3천여표(갑·박종근), 4만4천여표(을·이해봉), 2만6천여표(병·조원진) 등이다. 이에 반해 지난 2006년 치러진 5·31지방선거에서 곽대훈 현 구청장은 16만4천여표를 얻어 당선됐다. 국회의원 당선자 3명의 득표수를 다 합쳐도 10만여표에 불과하다. 기초 지방자치단체장이 더 많은 주민들로부터 신임을 얻은 셈이지만 정치무대에서는 국회의원의 권세가 세다. 국회의원 중에는 장관직을 겸임하고 있는 이도 있다. 그렇다면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장관직을 모두 경험해본 이들은 어느 직을 가장 선호할까?
몇명의 국회의원과 정치부 기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대부분 의원직을 더 좋아할 것이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권한이나 혜택은 많은 반면 책임질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8대 총선에 뛰어든 후보만 해도 1천119명. 이들 가운데 299명(26.7%)만이 당선됐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국회의원직을 노린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자치단체장이나 장관직을 해본 의원들의 대답은 조금 달랐다. 대구시장을 지낸 이해봉 의원은 "시장 재직 시절이 보람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 의원은 "자치단체장이 쉬운 자리는 아니지만 자신의 정책의지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기 분야에서만 책임을 지는 장관과 책임은 분산돼 있으나 자기 정책의지 실현 기회가 없는 의원은 다르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국회의원직을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상배 의원(한나라당)은 "모르는 사람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이 의원은 "고향에서 도지사(경북도지사)를 했을 때 일을 가장 많이 했고 보람도 있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잘하면 '잘한다'는 반응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유시민 의원(무소속)은 "국회의원 4년과 보건복지부 장관 1년3개월을 택하라면 후자를 택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유 의원은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장관직이 진짜 힘들더라"고 고백한 바 있다. 장관직을 택하겠다는 이유에 대해서 그는 "의사 결정권이 있고, 예산집행권을 비롯해 일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조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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