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운천 농림부장관 해임건의안 부결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을 주도했던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통과 여부가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야 3당의 해임건의안 제출로 수세에 몰렸던 한나라당이 내주 임시국회 개최를 요구하는 등 비준안 통과를 위한 역공에 나선 것.

정 장관 해임 건의안 부결로 한숨을 돌린 한나라당은 26일부터 17대 국회 종료일인 29일까지 임시국회를 다시 열자며 소집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으며 임채정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주말에는 민주당 지도부와 물밑 접촉을 통해 막판 설득작업을 벌여 이번 국회 내 FTA 비준안 통과를 꼭 성사시킨다는 전략이다.

신임 홍준표 원내대표도 "한미 FTA 협상 타결은 노무현 정부에서 이뤄진 것이므로 이번 국회에서 어떻게든 처리해주는 게 18대 국회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며 야당 의원들이 다음주 비준안을 통과시켜 줄 것으로 호소했다.

한편 정 장관 해임건의안 부결에 대해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민주당 지도부가 당론으로 한미 FTA 저지를 쇠고기와 연계한 것에 대해 내부에서 찬반이 있듯이, 해임 건의안도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야당 내부 뜻이 확인된 것"이라고 논평했다.

반면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적의원(291명)의 과반수인 146명이 찬성해야 하는데 149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란표가 9표나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의결정족수에 6표가 모자라 부결됐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 하지만 국민과 함께하는 140명 의원의 열정과 몸짓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부결로 결론이 나자 민노당 강기갑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격앙된 목소리로 "이명박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오는 24일부터 매일 2시간씩 청계천에서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FTA 비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다음주 임시국회에서 비준안이 상정된다면 찬성에 표를 던질 것이다. 동료 의원들 10여명에게도 찬성하라고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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