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보다 비싼 경유, 보통휘발유 2천원 시대, 국제원유 130달러 돌파, 하반기 전기료 두자릿수 인상, 각종 공공요금 '들썩'….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에너지비용 융단폭격에 시민들의 관심은 온통 에너지비용 줄여 살아남기에 쏠리고 있다. 살인적인 유가 시대를 맞아 백출하고 있는 기업·시민들의 생존 비법을 찾아본다.
(1)자동차를 버려라
"덜 타고 더 걷고…."
기름값 때문에 자가용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자가용을 주차장에 모셔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아무리 먼 거리라도 걸어가는 '뚜벅이족'도 많아졌다. 직장, 가정에서는 '부부 격일 차량운행제' '3km 이내는 무조건 걷기' '싼 주유소 찾아가기' '운행대수 줄이기' '자동차 함께타기(카풀)' 등도 활발하다.
◆짠돌이족···"교통카드 한장이면 충분하다"
서규완(42·수성구 매호동)씨는 두달 전부터 기름값에 관심을 끊었다. 출퇴근 수단을 지하철로 바꿨기 때문. 승용차보다 10분 정도 더 걸리고 걷는 게 귀찮지만 덕분에 주머니는 두툼해졌다. 서씨는 "지하철을 타고부터는 한달 평균 15만원의 교통비를 절감하고 있다"고 했다.
기름값 상승으로 대구의 대중교통 이용객은 크게 늘었다.
올 1월 한달 동안 시내버스를 이용한 시민은 70만3천560명이었으나 이달 들어 22일까지 이용객이 76만8천937명으로 6만5천여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지하철도 29만5천402명이던 것이 이달 들어 32만919명으로 2만명 이상 증가했다.
◆메뚜기족…"차 댈 곳 있으면 갈아탄다"
지난 23일 오후 2시쯤 대구지하철 2호선 대공원역 지상주차장. 103면의 주차장은 빈틈이 없었고, 인도나 조그마한 틈이 있는 곳까지 차들이 빼곡했다. 경산이나 시지에서 시내방면으로 들어가려는 자가운전자들이 지하철로 갈아타면서 세워놓은 차들이 대부분이다. 역 관계자는 "최근에는 도로 위까지 차량을 주차하는 등 자리 싸움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지하철 2호선 용산역·신매역, 1호선 신기역·진천역 등 지하철과 연계된 환승주차장이 마련된 곳이면 비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지하철 2호선 경대병원역 입구에는 늘 수십대의 자전거가 세워져 있다. 이세원(31·중구 대봉동)씨는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걷기는 멀고, 그렇다고 직장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기도 쉽잖아 적당한 거리의 지하철역까지만 자전거를 타고 온 뒤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볼일을 보고 있다"고 했다.
◆뚜벅이족…"무조건 걷는다"
박경수(35)씨는 3개월 전부터 대구 동구 신천동에서 직장이 있는 범어동까지 걸어서 출근하고 있다. 1시간 정도 일찍 집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지만 덕분에 교통비가 거의 들지 않고 체중도 8㎏가량 줄었다. 그는 "40분 정도 걸어 출근하는데 따로 운동할 필요가 없고, 기름값도 전혀 들지 않는다"며 "고유가 시대 최고의 비법인 만큼 동료들에게 '걷기 출근'을 권하고 있다"고 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출사' 회원도 급증했다. 포털사이트에는 지역별 자출사 모임이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자전거 타기에 매료돼 자동차를 최근 팔았다는 이미경(29·여)씨는 "자전거 타기야말로 건강, 비용, 환경보호를 한꺼번에 이루는 1석 3조의 수단"이라고 했다. 남구에서 자전거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형우(51)씨는 "지난해보다 자전거가 3배 이상 많이 팔려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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