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인 (주)태영건설과 (주)아시아시멘트가 경주보문단지 내 워터파크 사업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다음달 워터파크 개장을 앞두고 있는 (주)경주월드(아시아시멘트가 대주주임)는 오는 9월 태영건설이 디아너스골프장 옆에 경주월드 워터파크보다 더 큰 규모의 시설 공사에 착공키로 하자 보문단지를 관리하는 경북관광개발공사와 사업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경주시 등을 찾아 태영 측의 업종 변경 등을 포함한 중재를 호소하고 있다. 경주월드는 지난해 6월 500억원을 들여 이 사업에 착공했으며 캘리포니아비치 등 유효시설공간이 3만3천㎡(1만여평) 규모인 워터파크를 다음달 개장한다.
이에 대해 태영 측은 경주월드의 주장을 '웃기는 이야기'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2년 전부터 워터파크 사업을 준비해 오고 있는 것을 경주월드가 알고 있으면서도 지난해 느닷없이 끼어들기로 착공해 놓고, 이제 와서 양보 운운하는 것은 상도의에 맞지 않는 행위라는 것이다.
태영 측은 3만6천㎡(1만1천여평) 부지에 600억원을 들여 사계절 이용 가능한 워터파크를 2010년 5월 개장할 방침으로, 다음달부터 분양에 들어가는 블루모아 콘도 회원들에게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계획이다. 태영 측은 이런 사실을 경주월드가 문의해 올 때 이미 알려주기도 했다는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재를 요청받은 경북관광개발공사의 입장도 어정쩡하다. 사전에 조정해주지 못해 이 같은 일이 벌어지게 했다는 내부 비판도 있다. 곤혹스럽기는 경주시도 마찬가지. 한쪽은 이미 개장을 앞두고 있고, 다른 한쪽은 콘도사업과 맞물려 있는 마당이라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주의 문화관광 관계자들은 "그러잖아도 관광·휴양 인프라가 부족한 좁은 지역에 막대한 사업비가 중복 투자되고 두 기업이 같은 사업에 출혈경쟁을 벌일 경우 결국은 경주 전체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주시의 한 관계자는 "태영건설과 아시아시멘트 대표가 이 문제로 서로 논의를 하기도 했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들었다"면서 "누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할지 난감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두 기업의 신경전과는 달리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경쟁을 해야 시설도 좋아지고 이용료 인하와 서비스 등에서 더 많은 혜택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보이고 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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