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범어네거리 차선 '오락가락' 사고 위험

지하보도 공사…이전 차선과 새 차선 헷갈리기 일쑤

"도대체 어떤 차선이야?"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를 통과하는 운전자들이 수시로 바뀌는 차선 때문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공사를 이유로 차선이 너무 자주 바뀌다 보니 이전에 그었던 차선이 채 지워지지 않으면서 새로 그은 선과 헷갈려 사고 위험도 높다.

차량들이 밀집하는 출퇴근시간에 범어네거리(달구벌대로)를 지나는 운전자들은 불쑥불쑥 끼어드는 옆차로의 차들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지하보도 공사장 위 복공판에 그어진 흰색 차선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거나 한꺼번에 여러 개로 나타나 제 차로를 찾지 못한 운전자들이 남의 차로를 침범, 차량이 뒤엉키기 일쑤다.

지난 22일 오후 4시30분쯤 수성구청에서 대구은행 방향 범어네거리 진입부 100m정도 앞 5차로 도로는 우측으로 곡선을 이루며 하얀색 차선이 그어져 있었다. 그러나 일부 차들은 제 차로를 찾지 못한 채 직선으로 길게 늘어서서 차선을 침범하고 있었다. 김성현(34)씨는 "밀리는 차량 때문에 가뜩이나 차선을 찾기가 힘드는데 하도 자주 바뀌다 보니 마치 도로에 풀칠한 것처럼 보인다"며 "아무리 공사 때문이라고 해도 단속기관이 너무 방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모(26·여)씨는 "차선이 잘 보이지 않아 앞차 꽁무니를 따라 갔는데 옆에 있던 차가 경음기를 울려 깜짝 놀랐다"며 "차선을 눈에 띄도록 하는 등의 안전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 지난 16일 오후 5시쯤 김모(35·여)씨는 갑자기 끼어드는 차에 부딪혀 사고를 당했다. 김씨는 "갑자기 우측으로 핸들을 꺾으면 어떡하냐는 면박을 당했는데 내려서 보니 상대가 차로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사과를 받았다"고 했다.

범어네거리는 지난해 말 대구시가 실시한 자동차 교통량 조사 결과 지하보도 공사로 2006년에 비해 통행량이 10%나 줄었지만 6시간 기준 6만2천451대가 통과해 대구에서 가장 통행량이 많은 교차로로 조사됐다.

공사관계자는 "통행량이 많아 순차적으로 도로를 차단해 공사를 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차로 변경이 이뤄지고 있다"며 "시민의 안전과 불편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범어네거리 지하보도 공사(연장 371m, 폭 19~24m)는 인근에 고층아파트를 짓고 있는 두산산업개발이 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착공, 2009년 11월 완공될 예정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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