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를 '악플러'로 매도하지 마라!"
부정적인 이미지로 일관되던 '안티(anti-:반대자)' 세력이 양지로 걸어나오고 있다. 막말을 쏟아내는 '악플러(인터넷 게시판에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가 아니라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모임, 사회를 바꾸는 주도적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이들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이슈를 부각시키고, 논리적인 설득을 통해 시민들을 응집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파워집단으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 가장 뜨거운 '안티'는 이명박 정부의 각종 정책에 반대하는 '미친소닷넷'과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 개설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백은종(54)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이 되고 답답한 마음을 견딜 수 없어 12월 19일 카페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백씨는 "당선과 동시에 이 대통령 탄핵 문제를 제기했을 때는 다들 '미친 것 아니냐'고 했지만 대운하, 인사파문 등 정책실패가 계속되다 광우병 사태까지 터지면서 이제는 다들 한목소리로 '탄핵'을 이야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안티'를 검색하면 안티피라미드(다단계 반대 시민모임), 안티 친일, 안티 국민연금, 안티 건강보험, 경례야 안녕(국기에 대한 경례 폐지 모임) 등 사회의 굵직한 이슈를 놓고 여론 형성을 주도하는 모임들이 즐비했다.
소비자 주권을 찾기 위한 '기업 안티'도 상당수다. '안티 이마트' '안티 애니콜' '안티 스카이라이프' 등 특정 회사나 상품의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 피해 사례 등을 나누는 모임들이다.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을 결성하고 '자동차소비자세상(carAS.or.kr)'을 운영중인 이정주 회장은 "거대 기업들에 의해 짓밟히는 소비자 권리를 찾기 위한 모임이라는 측면에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며 "현재 국산차의 가격차별 문제부터, 옵션 끼워팔기, 리콜, 부당판매까지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소비자 민원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안티'를 자신들의 활동기반으로 승화(?)시키며 인기몰이를 하는 연예인들 덕분에 '안티'라는 단어가 '욕을 먹더라도 당차게 할 말은 한다'는 긍정적 어휘로 변화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모 개그프로그램에서 '왕비호'(王 비호감) 캐릭터로 활약중인 개그맨 윤형빈이다. 그는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연예인들에게 공격적이지만 속이 뜨끔할 만한 비판을 마구 쏟아내며 "안티팬 1만명을 돌파한 나도 인기 연예인"이라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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