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타국생활의 외로움을 털어내고 즐거운 한때를 보냈어요. 잔치를 마련해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5일 정오쯤 포항 죽도성당에서 큰 잔치판이 펼쳐졌다. 포항과 인근지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근로자들과 다문화가정을 이룬 수백명의 결혼 이주민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함께 식사를 하고 제기차기, 투호, 고리던지기 같은 민속놀이와 떡메치기 등 한국 전통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마당에서 이들은 웃고 환호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축제를 즐겼다.
이날 행사는 포항·경주·울릉지역을 권역으로 하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가 지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과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을 격려·위로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차원에서 마련한 것. 참가자들은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산업연수와 결혼이주를 통해 한국으로 온 동남아 출신들이 많았지만 미국, 이탈리아 등에서 온 외국인도 적잖았다.
축제장에서 만나 함께 떡메치기를 했다는 필리핀 출신 산업연수생 티아이(27)씨와 크리스티나(24)씨는 "쉬는 날이면 시내를 배회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고국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여 축제를 즐길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고, 결혼 이민자로 한국식 이름도 있다는 이모(29)씨는 "여섯살짜리 딸이 축제장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며 즐거워하니 더욱 신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날 축제장에는 포항과 경주지역 천주교 신자들로 구성된 풍물패와 사진동우회 회원들이 신명나는 연주와 가족사진 촬영 등 다양한 코너를 마련해 분위기를 돋웠다. 행사를 마련한 제4대리구청 최환욱(베다) 사목국장 신부는 "다문화가정이 매년 크게 늘어나는 만큼 내년부터는 더욱 성대하고 짜임새 있는 다문화가정 축제를 준비해 이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장으로 꾸리겠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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