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아주 결함이 많은 협정'이라며 재협상을 공식 요구했다. 게다가 비준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하지 말라며 미 행정부에 강력하게 요구, FTA 비준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내에서조차 반대 기류에 휘말려 이번 국회에서 상정도 못한 채 18대 국회로 넘어가야 할 상황인데 미국 내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은 한'미 FTA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경고다.
물론 야당은 "미국이 반대하는데 우리가 왜 앞서 동의해야 하느냐"고 역공을 하고 있으나 한'미 FTA는 그렇게 단순 논리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FTA는 기본적으로 양국의 경제 관계를 심화시키는 윈-윈 전략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그것이 한'미 양국의 '정치적 타협물'로 전락, 표류하고 있으니 서로가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우리의 입장은 분명해졌다. 우리가 먼저 국회 비준을 마치고 미국에 압박을 가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은 8월이면 대선 후보가 확정되고 의회 활동이 사실상 중단돼 시간이 촉박하다. 다행히 부시 행정부가 미 의회와 함께 FTA 비준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일말의 기능성은 열어놓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도 일정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18대 국회는 여대야소 정국이지만 院(원) 구성부터 난항을 겪을 공산이 크다. 최대한 빨리 원 구성을 한다 해도 몇 번의 청문회와 회의를 거쳐야 할지 미지수다. 이미 17대 국회에서 청문회를 4번 거치고 통일외교통상위원회 회의를 18번이나 치렀지만 아직까지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다시 돌아갈지 모른다.
이제 차기 의회의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만약 18대 국회가 당리당략 놀음으로 허송세월하며 한미 FTA 비준 타이밍을 놓친다면 그것은 나라의 장래에 죄를 짓는 일이다. 한시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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